PUA - 391화 잔해 속에서 피어오르는 것 (2)
◈ 391화 잔해 속에서 피어오르는 것 (2)
부스스.
천장에서 먼지가 쏟아졌다.
수백 년의 세월을 굳건하게 지켜온 비밀의 저택은 지금 그 최후를 맞이하고 있었다.
미처 풀지 못한 비밀들.
무수한 신비들.
아직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들이 사라진다는 것은 마법사로서 안타까운 일었다.
하지만 림레이는 오히려 개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황이 여기까지 오니 머리가 맑아지며,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정리됐다.
아직 그에겐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그의 마지막이 일이 될 것이다.
‘몸 상태는…… 썩 좋지 않군.’
루드거에게 베인 상처가 생각보다 컸다.
회복 포션을 마셨지만, 이미 흘린 피는 돌아오지 않았다. 미약하지만 빈혈기가 있었다.
‘고얀 녀석. 노인을 상대로 자비가 없기는. 하여간 요즘 젊은것들은 말이야.’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루드거와 싸운 것은 전적으로 림레이의 책임이었다.
림레이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어차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늙어 버린 몸이다.
“곧 죽을 이 육신을, 그저 조금 더 일찍 눕힌다고 생각하면 이상할 것도 없지.”
림레이는 정면을 보며 물었다.
“함께 늙어 버린 처지에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토르테이.”
“림레이……!”
떨어지는 부스러기 속에서 토르테이가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것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니,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도 상대를 화나게 했다는 사실에 통쾌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겠지.
림레이는 석장을 쥐고 자세를 잡았다.
가자.
이게 마지막이다.
그 누구도 그를 이해해 주지 않을 것이다.
림레이라는 이름은 현자에서 범죄자로 낙인찍히겠지.
하지만 그게 뭐 어쨌다는 건가.
애초에 허울뿐인 명성이었다.
욕보이고, 진흙 발에 짓밟힌다 한들 개의치 않았다.
진정 소중한 것은 그게 아니었으니까.
눈앞에 불빛이 반짝이는 광경이 보였다.
그것은 진리학파 마법사들이 저마다 마법을 만들어 내면서 생긴 빛이었다.
새벽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불빛은, 아름다우면서도 동시에 잔혹했다.
하나하나가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죽음, 그 자체였다.
만전이 아닌 지금 상태에서 막아 내는 건 감히 언감생심이었다.
그렇다고 뒤로 물러날 수도 없었다.
이쪽이 물러나는 순간 놈들은 이때다 싶어 도망을 택할 것이다.
그러니 끝까지 붙잡고 늘어진다.
림레이는 마력으로 강화한 다리로 지면을 박차며 진리학파를 향해 달려들었다.
저 너머에서 진리학파 마법사들이 당황하는 모습이 보였다.
다급하게 쏘아 낸 마법이, 정확도를 상실한 채 림레이에게 날아들었다.
푸쉬익!
팔 끝과 머리 위를 마법이 스쳐 지나간다.
고열의 열량을 머금은 마력에 로브가 검게 타고 안쪽의 피부가 발갛게 익었다.
그럼에도 림레이는 멈추지 않았다.
“왜, 왜 안 멈추는 거야!”
“저, 저 미친놈!”
이쪽을 향해 무서운 기세로 달려드는 림레이의 모습은 그야말로 악귀와도 같았다.
“이익! 계속 공격해! 공격하라고!”
토르테이가 호통을 치며 주변을 닦달하곤 피할 수 없는 더 커다란 마법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호통이 통한 것일까, 진리학파 마법사들이 다급하게 마법을 전개하였고, 곧이어 피할 수 없는 냉기의 파동이 다가왔다.
림레이가 아티팩트를 발동했다.
이제는 몇 남지 않은 소모성 아티팩트들.
하나하나가 비싼 물건이지만, 아끼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허공에서 반투명한 막이 생기며 냉기를 막아 주었다.
하지만 뒤이어 마법들이 날아와 연달아 방어막에 꽂혔다.
아티팩트의 방호는 숫자의 열세를 이기지 못하고 깨져 나갔다.
힘을 잃은 마법의 일부가 림레이의 몸을 때렸다.
림레이는 몸에 마력을 둘러 육체를 강화해 그것을 억지로 견뎌 냈다.
격통이 몸을 내달렸다.
하지만, 림레이는 멈추지 않았다.
천천히 흐르는 시간 속.
금이 간 복도를 스쳐 지나갈 때마다 림레이의 눈에는 무언가가 비춰 보였다.
그것은 그가 과거에 겪어 왔던 풍경이었다.
발을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그가 보는 풍경이 바뀌었다.
처음으로 마법을 성공해서 기뻐하던 젊은 시절의 자신이 있었다.
한 발.
마법의 논문을 인정받아, 학계에서 축하를 받은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한 발.
청년에서 어른이 된 그는 한 여인을 만났다.
수줍게 그녀에게 고백하는 풋내기 같은 자신의 모습이 퍽이나 우스웠다.
한 발.
아이가 태어났다. 처음으로 품에 안은 딸은 너무나도 작고 부드러웠다. 기뻐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자신이 있었다.
다시 한 발.
아내와 딸과 나들이를 하러 가는 자신이 있었다.
연구가 막혀 며칠 밤낮을 세는 자신이 있었다.
아내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 하염없이 슬퍼했던 자신이 있었다.
마법학자가 될 거라며 열심히 노력하는 딸을 뒤에서 지켜보는 자신이 있었다.
그의 발걸음은 그가 걸어온 모든 세월을 담고 있었다.
때마침 토르테이가 준비했던 마법을 발동했다.
“죽어!”
5위계 마법 [마나 스트림].
순수 마력 방출에 강화가 합쳐진 마법이다.
위력은 5위계 중에서도 중상급. 당장에 토르테이가 사용할 수 있는 최대 위력의 마법이었다.
마력의 안에 넘실거리는 살기가 림레이를 반드시 죽이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앞으로 조금만 더 갔으면 됐는데.’
이건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한 순간, 림레이의 몸속의 마력이 날뛰더니 등 뒤에서 거신병이 튀어 나왔다.
크워어어!!
림레이의 마법수인 거신병은, 주인이 명령을 내리지도 않았는데 멋대로 튀어나왔다.
갑자기 나타난 거신병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
루드거와의 싸움에서 아직 회복되지 못해 왼쪽 어깨부터 사선으로 해서 몸이 소실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거신병은 마지막 남은 오른손으로 토르테이의 마법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쿠와와와와!
거신병의 주먹과 충돌한 마나 스트림이 크게 출렁이며 방향이 틀어졌다.
저택 한쪽 벽이 고밀도의 마력에 쓸려 나갔다.
부서지는 잔해와 떨어지는 파편이 그 여파에 휩쓸려 가루처럼 흩어졌다.
그 파괴적인 광경 속에서 림레이는 흔들리는 눈동자로 자신의 마법수를 보았다.
“너, 어째서…….”
마법수는 주인의 명령이 떨어지지 않으면 멋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것은 일반적인 상식이었다.
그런데도 거신병은 억지로 나왔고, 회복되지 못한 몸으로 마법을 막았다.
그렇게 하면, 다시는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걸 모르지 않을 텐데도.
동시에 림레이는 그 이유를 깨달았다.
녀석도 아는 것이다.
자신의 주인이 지금, 장렬한 최후를 맞이하려 한다는 걸.
그렇기에 림레이를 대신해서 마법을 막아 준 것이었다.
함께해 온 주인의 등을 밀어 주고,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누기 위해서.
─고맙구나.
림레이는 가루가 되어 사라지는 거신병을 뒤로했다.
오랫동안 함께해 온 친우와의 마지막 작별 인사는 이걸로 충분했다.
거신병이 몸을 날려 준 덕분에 림레이는 진리학파의 지척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바로 코앞에, 주문을 읊는 토르테이가 보였다.
토르테이를 향해 석장을 찔러 넣는 순간 마법 장벽이 둘 사이를 가로막았다.
콰가가각!
석장의 끝에 밀집된 마력과 방벽이 서로 충돌하며 불똥이 튀었다.
토르테이는 림레이의 모습을 가까이서 살피고는 소리쳤다.
“녀석의 몸은 엉망이다! 겁먹지 말고 밀어붙여!”
언뜻 로브 아래로 드러난 핏자국과 지친 안색은 숨기려야 숨길 수 없었다.
림레이의 그 무시무시한 거신병 마법수도 절반만 남아 있지 않았던가.
“림레이! 그런 몸 상태로 용케도 우리를 상대하려 들었구나!”
토르테이는 림레이를 보며 한껏 비웃음을 날렸다.
평소였다면 모든 마법을 쉽게 막아 내고 반격까지 했을 남자가, 전부 피하거나 몸으로 때웠다.
다 늙어 버린 몸에 입은 심한 상처다.
당장 살아서 숨을 쉬는 것마저 기적에 가까워 보였다.
토르테이는 처음에 겁을 집어먹은 자신이 괜히 바보처럼 느껴졌다.
아무리 6위계 마법사라 하더라도 저렇게 심각한 상태라면, 이쪽이 질 리가 없을 텐데.
그러나 림레이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 눈동자는 토르테이의 어깨너머의 무언가를 응시했다.
“이 상황에서 대체 뭘 보는 거냐!”
토르테이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얼굴을 찌푸렸다.
분명 유리한 건 자신인데, 자꾸만 무시 받는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토르테이는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조금씩 무너지려는 저택의 복도만 황량하게 펼쳐져 있을 뿐.
림레이는 그런 토르테이를 비웃었다.
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지금 림레이가 보는 것은 오로지 그만이 볼 수 있는 환상과도 같은 거였으니까.
저곳에 그 아이가 있었다.
마지막까지 제대로 눈을 감지 못한, 이곳에서 삶을 마감한 딸의 뒷모습이.
그것은 이 세상에 갇혀 있는 딸의 진짜 영혼일까.
아니면, 그저 간절히 바라던 자신이 마지막에 보는 환각일까.
그게 무엇이라도 좋았다.
앞으로 조금이다.
조금만 더 나아가면, 그토록 바라던 곳에 닿을 수 있었다.
“림레이. 너랑 어울렸던 시간은, 정말로 지긋지긋했다.”
토르테이는 이제 끝장을 낼 생각으로 술식을 구현했다.
그의 주위로 마법진들이 떠오르며 중심에 마력이 맺히기 시작했다.
마법진의 중심에 한계까지 집속된 마력은 이윽고 주인이 정한 길을 따라 길게 꼬리를 남기며 쏘아졌다.
림레이는 그 광경을 흐릿한 눈동자로 바라보았다.
시체조차 남기지 않을 기세로 날아오는 마력 포격이 그의 몸에 닿기 직전.
림레이는 석장 끝의 마력을 회수해 자신의 전신에 둘렀다.
토르테이는 그 모습을 보며 눈썹을 꿈틀였다.
“지금 와서 무슨 마법을 써도 늦었다!”
동시에 림레이는 마지막 생명을 모조리 불태우며 마법을 발동했다.
자신의 오리지날 마법이 아닌, 다른 누군가 사용했던 마법을.
마력에 휘감긴 림레이의 몸이 허공에서 점으로 수축해 사라졌다.
─루드거 첼리시. 네놈은 내 마법을 멋대로 가져갔지.
직후 마력 포격이 림레이가 있던 자리를 휩쓸었다.
그러나 토르테이는 기뻐하지 못했다.
“사라졌어?”
사라진 림레이가 모습을 드러낸 곳은 마력 방벽의 너머, 바로 토르테이의 등 뒤였다.
─그렇다면 나도, 네 것을 한 번은 가져가야 속이 풀리겠다.
이 순간 림레이가 모든 힘을 쥐어짜 내 펼친 마법은.
루드거가 오랫동안 연구하며 사용해 온 공간 이동 마법이었다.
이동한 거리는 고작 2m.
6위계 마법사가 영혼을 쥐어짜 낸 마법의 결과가 고작 2m를 건너뛴 것이 전부였다.
비록 그것은 공간 이동이라 보기엔 너무나도 보잘 것 없었지만.
림레이에게는 삶의 끝자락에 내디딘 위대한 한 걸음이었다.
“뭣.”
토르테이가 놀라서 뒤를 돌아보는 순간, 림레이의 석장이 그의 등을 찔렀다.
푸욱!
토르테이가 입가에서 피를 토하며 눈동자를 굴려 림레이를 노려보았다.
“어, 어떻게 방벽을…….”
림레이는 대답 대신 석장을 뽑았다.
토르테이가 실 끊어진 인형처럼 풀썩 쓰러졌다.
눈을 부릅뜬 토르테이의 시체는 자신의 죽음을 차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끝이구나.”
림레이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눈앞이 핑 돌고 머리가 아팠다.
뇌가 뜨거운 열기에 흐물거리며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고작 2m였지만, 공간 이동 마법을 사용한 대가는 너무 컸다.
“그놈은, 이런 미친 짓을 계속 저질러 왔던 건가…….”
그 멀쩡한 얼굴 아래에, 대체 얼마나 끔찍한 광기를 담아 두고 있던 건지.
이쪽도 꽤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했지만, 녀석과는 감히 비교할 것이 아니었다.
림레이는 그런 운명을 지닌 자들의 최후를 잘 알았다.
그 끝에 존재하는 것은 결국 파멸뿐.
지금의 자신과 별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뭐, 그래도.”
림레이는 주름진 얼굴로 미소 지었다.
─열심히 해 봐라.
“림레이! 네가 감히!”
그사이 얼어붙어 있던 진리학파 마법사들이 이를 악물고 림레이를 향해 마법을 준비했다.
림레이는 그것을 보며 막거나 피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몸 상태가 말이 아니기도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어서였다.
쿠르릉.
저택의 진동이 더욱 거세지며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원래도 위태로웠던 저택이지만, 토르테이의 마지막 마법이 결정타가 된 것이었다.
뒤늦게 상황을 깨달은 진리학파 마법사들이었지만, 너무 늦었다.
“아아악!”
“다, 다들 도망쳐!”
공포와 두려움에 찬 비명이 난무한다.
그러나 그 소란은 머지않아 저택의 잔해의 아래에 매몰되어 사라졌다.
* * *
루드거는 굉음과 함께 무너지는 저택을 돌아보았다.
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른다.
다만 간간이 터져 나오는 마력의 파장이, 상황을 간접적으로 알려 줄 뿐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끝났다.
저택이 폭삭 주저앉으며 뿌연 먼지구름을 일으켰다.
저 안에 누가 있더라도 엄청난 질량의 잔해에 깔려 죽었으리라.
“리더. 할아버지는…….”
루드거는 자신을 향해 묻는 아르파를 향해 말없이 고개를 저어 보였다.
“아……. 그렇군요.”
“하지만 후회 없이 갔을 거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슬프거나 안타깝다는 생각은 없었다.
림레이는 사람을 죽이려 했고, 이쪽을 배신했으니까.
물론, 그가 정말로 악독한 마음을 먹은 것은 아니었다. 그랬다면 로이나와 셈파스를 죽였을 것이다.
그에겐 그럴 힘이 있었고, 기회는 충분히 있었다.
그런데도 그리하지 않은 것은, 어쩌면 마지막 남은 양심 때문이었던 걸까.
쓸모없는 배려다.
하지만 그 배려를 받았기에, 루드거 또한 마지막에 그 자리에서 말없이 물러나 줬다.
받았으니, 그만큼 돌려준 것이다.
“맙소사 저택이.”
“아직 찾지 못한 것들이 많았는데.”
마법사들은 허망한 얼굴로 무너지는 저택을 바라보았다.
그 틈새에는, 익숙한 사무엘의 얼굴도 보였다.
저 녀석 정말로 살아 있었군그래.
놈의 명줄도 참 질기다고 생각하던 그때, 저택의 잔해를 뚫고 거대한 에너지가 용솟음쳤다.
콰아아아!
지면을 뚫고 치솟아 오른 푸른 에너지는 지맥을 흐르는 거대한 마나였다.
하늘을 뚫듯 솟구치는 지맥의 에너지는 카사르 분지를 뒤덮은 돔과 충돌했다.
허공에서 자그마한 마나의 별똥별들이 쏟아졌다.
그것은 숲의 일부와 충돌해 나무를 파괴하며 마력의 스파크를 일으켰다.
마법사들은 그 광경을 황망한 얼굴로 응시했다.
“지맥이, 흘러넘친다.”
이 순간 자리에 모인 모두가 깨달았다.
저택의 붕괴는 이변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걸.
흘러넘치는 지맥의 에너지가 저택의 잔해를 휩쓸며 주위로 서서히 퍼지기 시작했다.
“다들 물러나! 전초 기지로 돌아간다!”
“아, 아직 오지 않은 사람들이……!”
“지금 그럴 시간 없다고!”
마법사들은 기겁하며 물러났다.
바깥에서 사태를 지켜보던 대기 인원들도 황급히 짐을 싸 들고 후퇴의 행렬에 올랐다.
숫자가 꽤 줄어든 탐험대는 저택에 왔을 때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숲을 돌파했다.
개척한 길을 다시 돌아오는 것이라 쉬운 것도 있었지만, 놀라울 정도로 짐승들의 습격이 없었다.
짐승들도 전부 몸을 웅크리며 긴장하고 있었다.
본능만 가득한 존재에게도, 지맥이 흘러넘치는 일은 위험할 테니까.
어떻게 보면 불행 중 다행인 일이었다.
“다 왔어!”
어떻게든 전초 기지에만 도착하면 된다고 생각하던 마법사들은 숲을 벗어나자 눈 앞에 펼쳐진 풍경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뭐, 뭐야 저게.”
저 먼 곳에서 보이는 전초 기지.
그곳에서 지금 검은 연기와 함께 폭발음이 연달아 터져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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