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A - 264화 라이헨바흐 폭포 (1)
◈ 264화 라이헨바흐 폭포 (1)
케이시 셀모어는 높은 허공에 뜬 채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밤하늘은 평소보다 훨씬 더 밝게 느껴졌다.
지상의 불빛이 강한 도시에서 멀어진 것도 멀어진 탓도 있지만, 하늘의 달이 유난히 거대했기 때문이었다.
오늘은 만월의 밤이었다.
무대 위의 스포트라이트처럼 쏟아지는 달빛 아래에서, 케이시는 땅 아래에 상대방이 숨어 있을 곳을 응시했다.
아마 그 남자 또한 이쪽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있으리라.
케이시는 이곳이 어디인지 알았다.
처음으로 제임스 모리아티의 범행을 알아차렸던 버려진 탄광.
그때는 갑자기 벌어진 폭발 때문에 눈앞에서 놓쳤다지만, 설마하니 더 깊은 곳에 비밀스러운 실험실이 있었을 줄이야.
케이시 셀모어는 생각했다.
여기서 어떻게 해야 제임스 모리아티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그 남자라면 이쪽이 어떤 통로를 찾아 움직인다 하더라도 곧바로 눈치채고 다른 탈출구로 도망칠 것이다.
이쪽으로서는 그 방법도 짐작하기 힘든 신출귀몰한 움직임까지 보이지 않았던가.
게다가 저 안에서 그가 무슨 꿍꿍이를 벌이는지 모르는 이상, 섣부르게 입구로 들어가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케이시 셀모어는 생각했다.
천천히, 한 발자국씩 내딛는 것은 너무나도 의미가 없는 짓이라고.
지금부터는 속도전이었고, 그렇기에 이쪽도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슈화아아아악!
판단을 내리는 순간, 케이시 셀모어의 발아래로 거대한 물이 모였다.
바닥에 고인 물, 대기 중의 수분, 하늘의 구름 할 것 없이.
저수조의 물탱크 여럿을 가득 채울 물이 허공을 부유하듯 일렁였다.
드리워진 구름이 사라지며 달빛이 더욱 선명해졌다.
케이시는 마력을 일으켰다.
허공에 모인 물이 그녀의 마력에 감응하여 변화하기 시작했다.
휘오오오!!!
거대한 부피의 물이 시계 방향으로 서서히 회전하기 시작했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오는 소용돌이처럼.
그 무시무시한 소용돌이의 끝부분이 송곳처럼 날카롭게 벼려지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서서히 하강하며 지면과 맞닿았다.
그리고.
카가가가각!!!
지하 수백 미터 아래로 향하는 터널을 뚫기 시작했다.
믿기지 않는 중량의 물이 고속으로 회전하며 돌이고 바위고 모조리 갈아 버렸다.
고압 수류를 이용한 초대형 천공기(穿孔機).
지하로 향하는 길을 어떠한 저항도 없이 뚫어 버리는 드릴이 삽시간에 아래를 향해 파고들었다.
케이시는 드릴이 뚫은 거대한 통로를 통해 지하로 내려갔다.
아래로. 더 깊은 아래로.
그리고, 한순간 막혔던 길이 탁 트이며 넓은 공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케이시는 익숙한 마력의 파장이 느껴지는 순간 회전하던 드릴을 멈추고, 천천히 내려와 공터에 착지했다.
드릴을 구성하고 있던 물이 허물어지며 주변에 넓게 흩뿌리듯 퍼졌다.
앞을 바라보자 그 남자가 있었다.
자신이 반드시 사로잡고자 했던, 세기의 범죄자가.
까마귀 가면은 없었지만, 여전히 어깨 아래로 그림자의 망토를 두른 그는 위압적인 모습이었다.
“…….”
제임스 모리아티는 케이시가 뚫고 내려온 길을 올려다보았다.
지상으로 향하는 거대한 구멍 위로 휘황찬란한 보름달이 보였다.
그 때문인지 어두웠을 지하의 공터가 푸르스름한 달빛으로 가득 차 몽환적으로 느껴졌다.
“상당히 야만적이군.”
제임스 모리아티는 들었던 고개를 내려 케이시와 눈을 마주쳤다.
“자네는 곧 죽어도 노크는 하지 않는 건가.”
“그쪽이야말로, 이렇게 깊은 개미굴을 파서 무슨 짓을 할 생각이었지?”
두 사람은 서로를 응시했다.
한쪽은 차분함이 그지없는 눈빛으로.
다른 한쪽은 적의, 도전 의식, 분노로 가득한 눈빛으로.
“이렇게 일찍 찾아왔다는 것은, 루트비히는 죽지 않았다는 말이겠군.”
“안타까워서 어째. 네가 바라던 목적이 실패해서.”
그 말에 루드거는 고개를 저었다.
“그대는 항상 나를 방해하기만 하는군.”
“그러면 탐정이 범죄자를 막아야지 가만히 내버려 둬야 한다고 생각해?”
케이시는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그래서 서로 이렇게 맘 편히 대화나 하자고 기다리고 있던 것은 아닐 테고, 또 무슨 목적이야?”
“내가 이제 와서 순순히 자수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건가?”
“당신이?”
케이시는 재미있는 농담을 들었다는 듯 조소를 머금었다.
“지금까지 몇 명이나 되는 사람을 죽였는지 모르는 사람이, 이제 와서 갑자기 자수한다고? 마음에도 없는 말은 하지 마시지.”
그 말에 제임스 모리아티는 어깨를 으쓱였다.
“뭐, 나 또한 그냥 해 본 소리다.”
“갑자기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뭐지?”
“너에게 제안을 하나 하기 위해서다.”
“제안? 갑자기 무슨 제안.”
“이 모든 무의미한 추격전. 이제 그만할 때 되지 않았나.”
“……뭐?”
케이시는 순간 머리 위로 커다란 쇳덩이가 떨어지는 착각을 받았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 이 남자가 자신을 앞에 두고서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케이시 셀모어. 너는 무슨 짓을 해도 나를 사로잡을 수 없다. 너와 나의 실력 차이는 명백하니 끝내자는 거다. 언제까지고 붙잡을 수 없는 허상을 상대로 열을 내는 것만큼 무의미한 일은 없지 않나.”
“……무의미하다고?”
케이시 셀모어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분노를 토하려 하다가, 이내 무언가를 깨달았는지 삽시간에 화를 식혔다.
“당신. 시간을 끌고 있네.”
“…….”
눈치챈 것인가.
의도적으로 상대방의 화를 돋우어 관심을 이쪽에 집중시키려 했는데, 케이시는 곧바로 알아차리고 말았다.
“일부러 도발해서 시간을 끌려는 이유가 뭐지?”
케이시는 눈을 가늘게 뜨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이내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이 아래에, 뭔가 있나 보지?”
“……쯧.”
루드거는 혀를 찼다.
연기라고는 볼 수 없는 모습에 케이시는 머릿속에서 무언가 그림이 그려지는 느낌을 받았다.
“납치된 아이. 실험. 그래……. 여기였구나.”
케이시가 알아차렸으니 시간을 버는 것은 이걸로 끝이었다.
루드거는 자신이 시간이 얼마나 벌었는지 계산했다.
‘한스와 세리단이라면 진작 빠져나갔을 거고.’
아르테가 아직 영혼의 동기화가 끝났는지 확인을 할 수가 없었다.
적당히 기회를 틈타 아레트를 데리고 빠져나올 생각이었지만.
‘지금 반응을 봐서는 그마저도 안 될 것 같고.’
경계심을 극도로 끌어올린 케이시 셀모어에겐 더 이상의 빈틈이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지하로 뚫고 내려오면서 끌고 온 대량의 수분이, 그대로 주변 공간을 에워싸 그를 포위하고 있었다.
이래서야.
‘싸울 수밖에 없지 않은가.’
루드거는 오른손을 들어 올려 이마부터 턱까지 천천히 쓸어내렸다.
그 손길을 따라 그림자가 드리워지며, 얼굴에 까마귀 형태의 가면이 씌워졌다.
‘이곳까지 오면서 너무 많은 마력과 정신력을 소모했다.’
그리고 그 상대는, 그가 델리카 왕국에서 싸워 온 그 누구보다도 강하다 여겨지는 사람.
단일 원소 속성 사용 마법사.
이쪽이 최고의 컨디션이 아니면, 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었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이쪽이 무조건 불리한 것만은 또 아니었다.
케이시 셀모어도 나름대로 요즘 바쁘게 돌아다니다 보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고, 이곳까지 대량의 물을 끌고 오면서 상당한 마력을 소모했다.
이쪽과 마찬가지로 케이시도 나름 한계에 몰렸다는 소리다.
결국, 두 사람 다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부당함의 상황 속에서 맞춰진 기묘한 균등함에, 루드거와 케이시는 동시에 생각했다.
그럼에도 방심하면 이쪽이 패배한다고.
두 사람은 가타부타 말이 없이 서로를 향해 마법을 사용했다.
촤아아악!
케이시 셀모어는 주변에 두른 물을 이용해 사방에서 루드거를 압박했다.
그 행동에서 죽이지는 않고 어떻게든 생포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하지만 거대한 질량을 지닌 물은 그 자체만으로 흉흉한 무기가 된다.
용도와 목적은 제압이지만, 그 과정에서 뼈 하나둘 정도는 반드시 부러지고 말 것이다.
‘막아 내는 것은 무리다.’
이쪽은 최대한 마력의 소모를 줄여야 했고, 사방에서 들이닥치는 공격은 방어로는 부족했다.
그것을 알기에 루드거는 날아오는 모든 공격을 회피로 대응했다.
그림자와 일체화된 루드거의 몸이 공간을 잽싸게 누비며 케이시를 향해 접근했다.
케이시 셀모어가 쏘아 낸 거대한 물줄기들이 그를 사로잡고자 손으로 변했지만, 루드거는 그것을 농락하듯 기민하게 움직였다.
바닥에 붙듯이 낮게 낮춘 몸 위로 거대한 물의 손길이 스치듯 지나쳤다.
종이 한 장 차이로 흘리는 극한의 묘기.
‘무슨!’
케이시 셀모어는 그 광경에 이를 악물었다.
도저히 마법사로 보이지 않는 움직임.
공간을 자유자재로 누비는 그의 모습은 어두운 숲을 빠르게 누비는 제비 같았다.
‘그렇다면 피할 공간이 없게 한 번에!’
루드거는 움직이면서 마법을 펼쳐 냈다.
허공에서 완성되는 술식과 함께, 새하얀 안개가 주변에 퍼져 나갔다.
3위계 빙결 마법.
[얼음여왕의 숨결]
쩌저적.
루드거를 향해 다가가던 물줄기 하나가 안개에 닿는 순간 빠른 속도로 얼어붙기 시작했다.
케이시는 얼어붙지 않은 물을 뒤로 물렸다.
물 자체를 얼려 버리면 그녀로서도 함부로 다루기 껄끄러웠다.
이것은 일종의 ‘인식’의 힘 때문이었다.
케이시 셀모어는 물을 다루지만, 크게 보면 액체라도 부를 만한 것도 다룰 수 있었다.
적어도 그녀가 그것을 ‘물’이라고 인식을 한다면 말이다.
반대로 얼음은 물이 어는점 아래로 내려간, 물의 다른 형태이지만.
그것은 ‘얼음’이라는 인식이지 ‘물’로는 인식이 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어떻게든 힘을 쥐어 짜낸다면, 얼음도 다루지 못할 것은 없었지만.
마력의 소모가 커지고, 다루는 속도가 상당히 더뎌지므로 별로 선호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눈앞의 상대가 그것을 절대 가만히 기다려 줄 것 같지도 않았고.
케이시는 얼어붙은 부분은 과감히 쳐 냈다.
아직 이곳에 있는 물의 양은 많았다.
그녀가 끌어온 물의 양은 그만큼 그녀가 진심임을 보여 주고 있었다.
아무리 루드거라 하더라도 모든 물을 다 얼릴 수는 없으리라.
과연 그 행동이 정답이었는지 루드거는 그 이상으로 함부로 냉기 마법을 남발하지 않았다.
어차피 물을 아무리 얼려 봤자, 그것을 다루는 케이시가 멀쩡하면 그로서도 별로 소용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본체를 재빠르게 노리는 수밖에.’
까득.
루드거는 마력약으로 부족한 마력을 재빠르게 보충하며 정신을 집중했다.
루드거의 술식이 재차 발현됐다.
이번에는 상당히 강한 것으로, 완성된 술식의 위로 거대한 마력이 꿈틀거렸다.
케이시 또한 그것을 눈치채고 방비를 더 했다.
이번엔 상당히 큰 것이 온다.
그녀 또한 마력을 최대한 끌어 올리며 물에 마력을 주입하여 형태를 변환시켰다.
직후 루드거가 마법을 발현했다.
5위계 뇌 속성 마법.
[뇌정의 발리스타]
파지직!
구현하는 속성은 번개.
다섯 개의 거대한 번개 줄기를 오중나선의 형태로 꼬아서 만든 거대한 화살이 대포처럼 쏘아졌다.
그에 맞서기 위해 물로 이루어진 거대한 기사가 자신의 덩치만 한 라운드 실드를 들어 올렸다.
콰아아앙───!!!
두 마법이 허공에서 충돌하며 거대한 충격파가 퍼졌다.
지하 공동을 넘어, 더 멀리까지 퍼져 있는 실험실 전체까지도.
키기기긱!
안 그래도 케이시가 지하로 뚫고 오면서 여러 배관을 건드린 탓에 불안정하던 상황.
거기에 더해 두 마법사의 마력이 충돌하니 지하 기지가 그것을 견디지 못했다.
치이이익!
곳곳에 설치된 배관 파이프의 나사가 튕겨 나가며 거센 증기가 바깥으로 뿜어져 나왔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기계 부품들이 이상을 일으켜 불이 붙기 시작했고, 거대한 진동으로 천장의 잔해가 부스스 떨어졌다.
가장 심각한 것은, 세리단이 청소부들을 막기 위해 설치해 둔 여분의 부비트랩이 이 충돌의 여파로 발동해 버린 것이다.
콰과과광!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폭발음에 루드거는 자기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다.
‘아르테!’
루드거는 케이시를 놔두고 도망치듯 자리에서 벗어났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잔해를 막아 내던 케이시가 뒤늦게 그 모습을 발견했다.
순식간에 통로 너머로 사라진 루드거의 모습에 케이시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 그 뒤를 쫓았다.
쿠르르릉!
흔들리기 시작하는 지하 실험실을 내달리던 루드거는 빠르게 상황을 살폈다.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하는 잔해들.
곳곳에서 부서진 파이프를 통해 뿌연 매연이 피어오르고, 폭발이 연달아 일어났다.
위태로웠던 내부가 싸움의 여파로 붕괴되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얼마 버티지 못하고 지하 실험실 자체가 폭삭 무너질 게 자명했다.
‘아르테!’
안쪽에는 아직 안정화 단계를 진행중인 아르테가 있었다.
어쩌면 무너진 잔해로 인해 아르테도…….
루드거는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 내며 달리는 속도에 박차를 가했다.
일부 잔해가 떨어지며 루드거의 몸을 때렸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루드거는 가까스로 가장 깊은 최종 실험실에 도달했다.
삐이이잉!
안쪽은 새빨간 비상 경고등이 켜지며 시끄럽게 울리고 있었다.
“…….”
천만 다행히도, 아르테가 잠들어 있는 유리관과 오토마톤 알파가 담긴 캡슐은 멀쩡했다.
표면에 약간의 기스가 난 것이 전부.
‘안정화 작업은…… 끝난 건가.’
기계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았다.
모든 과정이 끝났기에 저절로 가동을 멈춘 것이었다.
루드거는 아르테, 아니 이제는 알파가 담긴 캡슐을 바라보며 그 위에 손을 얹었다.
“……가자꾸나.”
스멀스멀 움직이는 그림자가 캡슐을 뒤덮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루드거는 옆에 놓인 유리관을 살폈다.
이제는 영혼조차 빠져 버린, 소년의 텅 비어 버린 육신을.
침중하고 무겁게 가라앉은 시선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던 루드거는 캡슐에 대고 있던 손을 천천히 뗐다.
루드거는 입술을 달싹였지만, 그 이상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언제 붕괴할지 모르는 이곳에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조차 없는 이 상황에서.
구태여 말을 할 필요는 없었다.
말을 한다고 해도, 그것이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루드거는 그렇게 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미안하구나.”
그저 미안했다.
모든 것이.
이윽고 루드거의 몸이 캡슐과 함께 그림자에 뒤덮였다.
두 형체가 자리에서 무너지듯 사라졌다.
쿠구궁!
루드거가 사라진 직후, 불타는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 * *
루드거의 뒤를 쫓아온 케이시는 무너진 잔해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여기는…….’
곳곳에 불이 붙어 있었지만, 케이시는 이곳이 어떠한 실험체를 만드는 곳임을 알아차렸다.
제임스 모리아티는 이곳에서 대체 뭘 감췄기에 싸움 도중에 급하게 자리를 비웠던 것일까.
‘제임스 모리아티는?’
어떻게든 단서를 찾으려던 케이시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이상한 것을 하나 발견했다.
‘뭐야 이건.’
본래라면 벽 안에 숨겨져 있을 그것은 벽 한쪽이 무너지며 안쪽에 있는 내용물을 고스란히 비추었다.
그것은 거대한 캡슐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노란 머리의 소녀가 죽은 듯이 눈을 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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