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A - 277화 황성의 주인 (2)

 ◈ 277화 황성의 주인 (2)




정자 위의 여인은 마치 아름다움이란 재료만으로 만들어진 예술품 같았다.




달빛의 실을 짜서 만든 것 같은 은발.




그것을 땋은 뒤 묶어서 올린 브레이디드 번(Braided Bun) 헤어.




잡티 하나 없는 깨끗한 피부와 어떠한 결점도 보이지 않는 이목구비.




흘러내리다 못해 넘치는 아름다움은 고명한 화가조차 감히 그리려고 시도하지 못할 정도로 무게감이 있었다.




태양과 달을 상징하는 금색과 은색의 두 가지 색상으로만 이루어진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그 화려함조차도 그녀의 고귀함을 겨우 받쳐 주는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그 정도로 그녀는 아름답고, 또 말로 표현하기 힘든 거대한 존재감을 지니고 있었다.




가만히 앉아서 홍차를 음미하고 있는 그 모습마저도 형용하기 어려운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황녀님. 지시하신 대로 손님을 모셔 왔습니다.”




파시우스가 입을 열자 그제야 정원 한쪽을 향해 있던 시선이 이쪽을 향했다.




호박석 같은 눈동자가 자신을 부른 파시우스가 아닌, 그 어깨너머에 따라온 루드거에게 고정된 채 그의 모습을 담았다.




“왔느냐.”




아름다우면서도 강렬한 힘이 느껴지는 청아한 목소리.




그것은 7년 만에 들어 보는 익숙한 목소리였다.




1황녀 아일린 폰 엑실리온.




사실상 차기 황제라 불리는 그녀는 감정을 알 수 없는 시선으로 루드거를 응시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 눈빛이 부담스러워서 자연스럽게 고개를 조아렸을 터.




하지만 루드거는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면에서 마주 보며 아일린을 응시했다.




지루함과 권태에 휩싸였던 아일린의 얼굴에 미약하지만 미소가 떠올랐다.




“제대로 데려왔구나. 수고했다, 파시우스 경.”




“저는 그저 명을 따랐을 뿐입니다.”




“그러니 이 김에 명령을 하나 더 내리지. 이자와 단둘이 대화를 하고 싶으니 조금 물러나도록.”




파시우스는 그 말에 일순 당황하면서도 ‘명령’이라는 말을 떠올리고는 곧바로 고개를 꾸벅 숙였다.




“예, 알겠습니다.”




파시우스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 공터에서 사라졌다.




홀로 남게 된 루드거는 여전히 전망대에 앉아 있는 아일린을 응시했다.




“뭘 하느냐. 올라오지 않고.”




“…….”




여기까지 온 이상 피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루드거는 아일린이 앉아 있는 전망대로 향했다.




띠링─띵! 띠리링─!




대리석 계단을 걸어 올라갈 때마다 아름다운 건반 소리가 났다.




이 대리석 자체에 마법이 새겨져 있으며, 그것을 밟는 것만으로 감미로운 음악이 울려 퍼지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그야말로 높으신 분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었다.




전망대는 그렇게 높지 않았다. 계단을 다 오른 루드거는 아일린의 맞은편에 있는 빈 의자에 자연스럽게 앉았다.




“건방지도다. 아직 앉으라고 하지 않았거늘.”




“이러려고 부른 것 아니었습니까.”




“호오.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건가?”




“아일린 폰 엑실리온 1황녀님 아니십니까.”




“그걸 알면서도 고개를 조아리기는커녕 당당하게 마주 보기까지 하다니. 과연 듣던 대로 기개가 넘치는 남자로구나.”




아일린은 재밌다는 듯 미소 지었다.




어떤 남자라도 바로 홀릴 아름다운 미소였지만, 루드거는 거기에 넘어가지 않았다.




“저를 부르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




“이유를 물어도 되겠습니까.”




돌려서 말하는 취미는 없었기에 루드거는 직설적으로 물었다.




설마하니 이렇게 바로 치고 들어올 줄은 몰랐는지 루드거를 향한 아일린의 눈빛에 흥미가 담겼다.




“이유라. 굳이 말해 줘야 아나?”




많은 뜻이 담겨 있는 말.




그러나 루드거는 거기에 휘둘리지 않았다.




“이유를 말해 주지 않으면 누구나 모릅니다.”




“세간에서는 그대를 천재라 일컫던데, 천재의 지성으로도 알기 어려운 일인가?”




“저는 스스로 천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황녀님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나오는 말.




단순히 자신의 격을 낮추기 위한 겸손 같은 것이 아닌,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기에 나올 수 있는 말이었다.




“뭐, 그렇게까지 궁금해한다면 말해 주마. 이유라고 해 봤자 그렇게 거창한 것은 아니다. 그저 세오른의 교사들이 황궁에 방문한 김에 소문의 남자를 직접 만나 보고 싶어서였기 때문이지.”




“소문 말입니까.”




“그래. 나 또한 마법계에는 나름 관심이 많다. 세오른 또한 마찬가지지. 모자라지만 사랑스러운 동생이 다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니까.”




설마하니 에렌디르 3황녀를 언급할 줄은 몰랐는지 루드거의 한쪽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런데 귀에 유독 한 사람의 이름이 많이 들리더구나. 소스코드 마법을 창시했으며 좌표 지정 마법을 연구하고, 마력 방출량을 늘리는 연구까지 성공한 사람이 있다고.”




그렇게 말하던 아일린 1황녀는 뒷말을 덧붙였다.




“아, 그리고 세오른의 기획처장까지 됐다고 했던가.”




“다 알고 계셨군요.”




“알 수밖에 없는 일이지. 모두가 시끄럽게 떠드는 일이니까. 다만 다른 사람들은 이 일을 금방 잊고 말겠지만, 난 잊지 않는다는 점이 다르다.”




잊지 않는다.




그렇게 말하는 아일린의 말에서 느껴지는 기이한 열기에 루드거는 눈을 가늘게 좁혔다.




“기억력이 상당히 좋으신가 보군요.”




“그래. 너무 좋아서 탈이지. 7년 전에 있던 일도 어젯밤의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으니까.”




“…….”




“어디 기억하고 있을 뿐일까. 내게는 특히 보는 눈과 듣는 귀가 많아. 그래서 남들이 모르는 소식을 자주 듣고는 하지.”




“특이할 것 없는 일이군요. 높으신 분들은 다 그런 사람들을 하나씩 부리니까요.”




“그렇지. 하지만 난 그런 자들과 다르다. 그들의 눈과 귀는 고작 자신의 안뜰에 지나지 않지만, 이쪽은 좀 더 먼 곳까지 보거든.”




아일린이 홍차를 다시 한 모금 들이켰다.




루드거 또한 자연스럽게 홍차를 마셨다.




“그중에는 남들이 모르는 신기한 이야기도 많이 듣게 되지. 혹시 궁금한가?”




마치 이쪽을 꿰뚫어 보는 것 같은 그 눈빛에도 루드거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대꾸했다.




“별로 궁금하지는 않군요.”




“남들이라면 듣고 싶어서 안달이 날 이야기를 그렇게나 관심 없어 하는 것도 신기하군. 아니면 굳이 알 필요가 없어서일까?”




“무얼 알 필요가 없다는 겁니까.”




“무얼, 별거 아니다. 그저 위대한 사냥꾼과 세기의 범죄자, 신출귀몰한 괴도, 전설의 용병의 정체 정도지.”




이제는 숨길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인지 아일린은 루드거를 향해 씨익 웃어 보였다.




그 모습은 어디 이래도 끝까지 발뺌할 거냐고 묻고 있는 것 같았다.




“…….”




루드거는 말없이 홍차의 맛을 음미하다가 조용히 찻잔을 테이블 위에 놓았다.




새가 지저귀고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평화로운 풍경 속.




루드거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한 가지 빼먹으셨군요.”




“무얼 말이지?”




“중간에 탐정 활동을 좀 했습니다. 그렇게 길지는 않았지만, 나름 사람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돌았죠.”




“호오. 그건 몰랐구나.”




“외젠프랑수아 비도크에 대해서 찾아보면 나름 자료가 나올 겁니다.”




“또 조언해 줄 것은 없느냐?”




“단지 지금은 세오른에서 마법 교사를 하고 있다 정도밖에 모르겠군요.”




“아하하하!”




그 말에 아일린 1황녀는 자신의 배를 잡고 웃었다.




황녀답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그마저도 아름다웠다.




“이제는 숨길 생각도 하지 않는구나!”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의 앞에서 이 이상 발뺌해 봤자 소용이 없다는 걸 알고 있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그 존대도 집어치우지 그러느냐. 7년 사이에 예절이 몸에 밸 정도의 남자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말이지.”




“지금은 마법 아카데미 교사이기에 차기 황제가 될지도 모르는 분 앞에서 예의를 차리는 겁니다.”




“될지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황제이니라.”




“골목길에서 두건을 뒤집어쓰고 도망치던 분이 신수가 훤해지셨군요.”




“사람을 찢어 죽이던 그림자가 점잔을 차리는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




두 사람은 이제는 서로 본심을 숨길 생각도 하지 않았다.




게슴츠레한 시선으로 재밌다는 듯 미소를 짓는 아일린이 루드거를 향해 물었다.




“그래서 이 황실에는 어인 일이더냐. 드디어 나를 다시 섬길 마음이 들어서 찾아온 것이더냐?”




“그쪽을 보기 위해 찾아온 것이 아닙니다. 업무상 왔는데, 그쪽이 나를 부른 것이지.”




“존대한다면서 참 애매하게도 하는구나. 그냥 편하게 반말을 하지 그러느냐.”




“필요하다면 극진히 높여 불러 드릴 수 있습니다. 황녀의 권한으로 명령하시겠습니까?”




그 말에 아일린이 손을 저었다.




“되었다. 어차피 시키는 대로 따를 거였으면 그날 도망치지도 않았겠지.”




“그래서 제 뒤를 캐신 겁니까?”




“궁금했으니까. 차기 황제를 만든 일등 공신이, 어째서 그 높은 자리마저 마다하고 홀연히 사라졌는지.”




“아직 황제는 아니죠.”




“곧 될 것이니라. 그래서 왜 도망쳤지?”




“권력과 명성은 제가 바라는 것이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그런 것치고는 지금은 꽤나 유명하다만?”




“지금은 교사 루드거 첼리시로서 활동하고 있어서 다릅니다.”




사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유명해지리라 생각하지 못했고, 이후에는 차라리 유명세를 이용할 생각이었던 거지만.




루드거는 그것을 굳이 눈앞의 사람에게 설명해 주지 않았다.




아름답지만, 그렇기에 치명적인 독을 품은 여인이다.




그녀에게는 약점을 잡힐 만한 그 어떤 것도 보여 줘서는 안 됐다.




이미 이쪽의 행적을 알고 있는 시점에서 늦은 것 같지만 말이다.




“최근 레더벨크에서 벌어지던 일도 그대의 소행인가? 아니, 맞겠군. 테리나 경이 모를 정도의 일이라면 그대가 아니면 떠오르지 않거든.”




“과분한 평가로군요.”




루드거는 그렇게 말하며 슬쩍 물었다.




“언제부터입니까. 저에 대해서 눈치챈 것이.”




“레더벨크의 내 체스 말이 자꾸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더군. 그때부터 조금이지만 감을 잡았다. 그런 경우가 보통 흔했어야지.”




“호국경을 자신의 체스 말이라 부르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을 겁니다.”




“그러니 이 나라의 정점이니라.”




자신의 능력과 권력에 한 치의 의심도 없었기에 나올 수 있는 말이었다.




그리고 더욱 기분 나쁜 것은, 루드거도 저 뻔뻔한 선언에 반박할 수 없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한때 그림자 비수로 활동하던 남자가 황실에는 어인 일이더냐.”




“말하지 않았습니까. 인솔 교사의 업무 차원에서 방문한 거라고.”




“거짓말이로군. 다른 사람은 속이겠지만, 나는 속일 수 없다. 필시 무언가 목적이 있어서 온 것이 아닌가.”




아일린의 지적은 정확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걸 안다고 하더라도 루드거가 그 이유를 말해 줄 이유는 전혀 없었다.




“혹시 무언가를 찾고 있나.”




“…….”




찾고 있냐는 말에 루드거가 아일린을 노려보았다.




“아무래도 제대로 짚었나 보군.”




“보아하니 이미 알면서도 일부러 떠보는 거로군요.”




“이미는 아니다. 이걸 알아내기 위해서 제법 노력해야 했거든. 남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비밀스럽게 진행돼야 했기에 애를 좀 먹었다고 할까.”




노력이라는 말이 빈말처럼 느껴지겠지만, 아일린에 대해서 알고 있는 루드거는 그녀가 그런 단어를 입에 담았다는 것에 새삼 놀랐다.




곧 죽어도 자신의 재능만 칭송하던 사람이 노력이라는 말을 꺼냈다면, 진심으로 그랬다는 소리였으니까.




“무슨 노력을 했는지 궁금하군요.”




“별거 아니다. 뒷세계에 풀린 쿤스트 경매장의 모든 예술품을 사들였지. 전부. 하나도 남김없이 말이야.”




아, 하고 아일린이 말을 정정했다.




“‘하나도’는 아니군. 하나를 빼먹었으니 말이야.”




“…….”




“루크사에 협력을 얻어 쿤스트 경매장에서 나올 경매품의 출품 리스트를 알아냈지. 그리고 회수한 목록과 비교해 보니 딱 하나가 부족하더군.”




“…….”




“그런데 참으로 신기해. 무언가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용도를 알 수 없는 조각이 사라지다니 말이야.”




눈앞의 여인은.




자신이 7년 전, 처음으로 거짓된 신분을 썼을 때 마주했던 사람은.




그 누구보다도 가장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쿤스트 경매장을 털어서 챙긴 귀중품만 몇 개인가.




그것을 심지어 온갖 다양한 루트로 빼돌려서 같은 곳에서 팔지 않고 나눠서, 그것도 시간을 두고 처분했다.




그럼에도 아일린은 집요하게 그 모든 것을 다 회수했다.




본인의 능력으로 말이다.




솔직히 말해서 미친 짓이다.




하지만 그 미친 짓을, 아일린 1황녀는 해내고 말았다.




‘이거 참.’




이쯤 되니 오히려 화를 낼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솔직하게 말하면 마음이 놓이기까지 했다.




굳이 숨기기 위해 당장에 즉석에서 거짓을 만들어 내거나 상대방의 속내를 재 보려는 귀찮은 짓을 할 필요가 없으니까.




어떻게 보면 가면을 쓰지 않고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기에 참으로 적합한 상대가 아닌가.




“뭐, 별거 아닙니다. 그저 제 개인적인 취미를 위해 모으는 컬렉션일 뿐이니까요.”




루드거의 눈빛에 담긴 그 의도를 읽은 것은 아일린도 마찬가지였다.




‘하. 정말 재미있구나.’




이쪽이 몇 개나 되는 약점을 잡았다 생각하는 건가.




무려 7년이다.




7년이나 되는 시간 동안 잊지 않은 채, 집요하게 뒤를 추적하고 정보를 긁어모았다.




그렇게 겨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남자는 전혀 당황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보란 듯이 이쪽을 도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아니, 도전적인 시선은 아닌가.




‘내가 도전을 하길 기다리고 있다.’




아일린으로서는 참으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모든 정보를 얻어 내고, 고지를 점령해 내려다보는 것은 이쪽이어야 할 텐데도.




오히려 루드거가 이쪽을 내려다보는 형국이었으니까.




“황녀님은 보아하니 부리는 수족이 많으시겠군요.”




“그렇지.”




“세오른의 축제, 마법제전에서 중장님을 보낸 것도 그쪽이었을 거고요. 아마 추측에 확신을 더하기 위해 일부러 저에게 접촉하라고 했겠죠.”




그 말에 아일린이 몸을 덜컥 떨었다.




그녀는 곧바로 침착함을 되찾으며 가늘게 뜬 시선으로 루드거를 응시했다.




“……호오. 그것도 눈치챘나.”




“상대방이 이쪽의 이상함을 전혀 모른다는 듯 넘어갔으니 어찌 모르겠습니까. 덕분에 저도 윤곽을 잡았습니다.”




“그런가. 그 과정 속에서 상대를 떠볼 수 있는 것은 이쪽만의 특권이 아니었던 거로군.”




“말해 두겠지만, 약점을 빌미로 저를 사로잡으려 해도 소용없습니다. 저는 다시 그랬던 것처럼 사라지면 되니까요.”




“여기서 그대를 힘으로 억압하려 한다면? 이곳은 나의 영역. 부르기만 한다면 마스터급 강자가 3명이 넘게 달려올 수 있다.”




“하실 겁니까?”




“못 할 것 같나?”




“그렇다면 해 보십시오.”




루드거의 목소리에서는 어떠한 걱정과 두려움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 말은 이쪽이 로열 가드를 부르지 못하리라는 확신을 담은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로열 가드, 황실수호기사단, 황궁 마법사들과 더불어 근위병들까지.




“저는 별로 추천을 드리는 방식이 아닙니다만.”




그 모두를 불러 모은다고 하더라도, 이 남자는 그 모든 전력과 싸울 자신이 있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선택은 황녀님에게 맡기겠습니다.”




사파이어처럼 푸른 눈동자가 아일린을 응시했다.




“7년 전의 그날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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