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A - 296화 세계수 전문가 (2)

 ◈ 296화 세계수 전문가 (2)




“싸움이 시작됐군요.”




멀리서부터 공기를 타고 느껴지는 충격의 파동에 루드거가 한 말이었다.




그들 말고도 다른 장소로 돌입한 전투조들이 키메라와 전투를 시작한 것이다.




그 여파는 크리스와 벨라루나도 느끼고 있었다.




정확한 거리와 방향은 모르지만, 메아리처럼 울려 퍼지는 키메라의 비명 소리가 상황을 말해 주었다.




“저, 저희는 괜찮을까요?”




벨라루나의 목소리는 잘게 떨려 왔다.




모르는 사람이 보았더라면 겁에 질려서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루드거는 그녀가 기대감에 매우 흥분해 있다는 걸 알았다.




아닌 척 말하면서도 키메라가 이쪽까지 와 주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당연하게도 만족할 정도로 키메라의 분석을 끝마치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뭐, 벨라루나야 원래 저런 성격인 건 아니까 그러려니 하는데.’




루드거는 벨라루나의 곁에 선 크리스를 미묘한 시선을 바라봤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 괴물들이 나선다 해도 제가 지켜 드릴 테니까요.”




“고, 고마워요.”




‘이 인간은 왜 이래?’




평소에 까칠하기 그지없던 크리스는 벨라루나에게 매우 친절하게 굴었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루드거조차도 크리스가 저렇게 신사적인 사람인가 놀랄 정도로.




더욱 놀라운 건, 낯을 가리며 성격이 음침하게 뒤틀린 벨라루나도 그런 크리스에게 꽤나 정상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었다.




조금 전까지 서로 약제학에 대해서 뭐라고 대화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알겠다만.




설마 그 짧은 시간에 저렇게까지 친해질 줄이야.




‘이걸 나쁘다고 봐야 할지, 좋다고 봐야 할지.’




루드거는 고개를 저으며 상념을 털어 냈다.




지금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저 두 사람이 아니었다.




저 멀리서 이쪽을 알아차리고 키메라가 다가오고 있었으니까.




루드거가 경고를 날렸다.




“옵니다.”




그 말에 기척을 느낀 크리스 또한 곧바로 자세를 달리하며 안주머니에서 시약병을 꺼내 들었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싸움의 소리에 일부 키메라들의 관심이 그곳을 향하기도 했지만, 놈들의 숫자가 워낙 많았다.




이쪽도 마냥 피해 갈 수는 없었다.




이쪽의 존재를 인지한 키메라들이 지하 수로의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려왔다.




벨라루나는 자기도 모르게 움찔 떨었다.




겁을 집어먹어서가 아닌, 자기도 모르게 키메라를 향해 달려 나가려는 걸 억지로 참는 것이었다.




그걸 모르는 크리스는 벨라루나가 겁먹은 줄 알고 더욱 그녀의 앞을 가로막듯 섰다.




자연스럽게 루드거와 크리스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정면에 선 구도가 됐다.




“숫자는 열 마리. 제가 나서서 정리하죠.”




“됐다. 나도 싸울 수 있어.”




자신을 배려해 주는 루드거의 태도에 크리스가 자존심이 상한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루드거에게 전부 양보하는 것도 싫었지만, 벨라루나가 보는 앞이라서 더욱 그랬다.




물론 마냥 치기 어린 말은 아니었다.




실제로 크리스는 키메라들을 상대로 싸우기 충분한 실력자였다.




루드거도 설득할 생각은 없었기에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그렇다면 알아서 정리하는 쪽으로 하죠.”




크리스는 손가락 사이에 끼고 있던 3개의 시약병을 어떠한 예고도 없이 투척했다.




챙그랑!




유리병이 깨지며 형형색색의 시약들이 흘러나왔다.




개별적인 위력은 별 볼 일 없는 시약.




그러나 3개의 시약이 하나로 합쳐지자 강렬한 화학 작용을 일으키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촤아아악!




시약이 부글부글 끓더니 회색 연기가 확 일어났다.




선두에서 달려오던 키메라들이 연기에 휩싸이더니 켁켁 거리며 거친 숨을 토해 냈다.




가장 앞선 녀석은 입에서 피를 한 사발이나 토했다.




그것을 본 루드거는 나지막이 감탄했다.




‘호오. 3가지 시약을 섞어서 시너지를 일으키는 건가.’




저 정도의 키메라에겐 어지간한 독도 통하지 않을 텐데, 크리스가 사용한 시약은 키메라들조차 견디지 못할 위력을 자랑했다.




과연 당당할 만한 실력은 있던 거였나.




이러면 발목은 붙잡히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며 루드거는 마법을 준비했다.




목표는 독연에 닿지 않은 키메라들. 놈들은 눈치 빠르게 거리를 벌리며 독연이 가라앉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루드거가 아니었다.




소스코드를 통해 빠르게 완성된 술식이 이윽고 거센 바람을 일으켰다.




키메라들이 놀라서 화들짝 물러나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바람에 휩쓸린 회색 독연이 키메라들을 파도처럼 집어삼켰다.




켁켁거리며 피를 토하던 키메라들이 이윽고 힘없이 풀썩 쓰러졌다.




“꽤 강한 독을 쓰시는군요.”




“베니모어 가문의 특제 조합시약이다. 시중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지.”




크리스가 자랑하듯 말했다.




“강력한 독성으로 호흡 기관에 스며들어 내부부터 세포를 괴사시키지. 독성에 면역이 있는 키메라라도 절대 버티지 못한다.”




“괜찮은 겁니까? 독연 때문에 이쪽도 길이 막힌 거 같은데.”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크리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회색 독연이 천천히 가라앉았다.




“시간이 지나면 대기의 공기와 맞닿아 독성이 사라지고 무해한 가루만 남지. 그다음에 물로 씻어 내면 끝. 이쪽이 역으로 당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와아, 굉장해요!”




벨라루나가 눈에서 빛을 내며 외쳤다.




“어떻게 3가지 시약을 조합해서 그런 걸 만드실 발상을 떠올린 거죠?! 특히 그중 하나는 핵스토스잎 추출액이죠? 다루기 까다로우셨을 텐데!”




크리스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그걸 한 번에 알아보신 겁니까?”




“네. 헤헤, 저도 그런 쪽으로는 지식이 있다 보니.”




“그렇군요. 별거 아닙니다. 핵스토스 잎은 물 한 방울만 닿아도 과한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폭발하지만, 멘달라 뿌리를 갈아서 섞어 주면 매우 안정적으로 변하죠. 그러면 원하는 대로 다룰 수 있습니다.”




“아, 그랬군요! 이렇게 독성만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다면, 다른 시약과 조합해서 그걸 확산시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무기로 활용할 수 있겠네요!”




“안목이 뛰어나시군요. 보통 다른 마법사들은 말해 줘도 못 알아듣던데. 과연 황녀님께서 보증하신 전문가다우십니다.”




평소에 이런 분야에 대해서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서인지, 크리스는 꽤나 즐거운 기색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벨라루나도 마찬가지였다.




‘아주 신이 났군그래.’




루드거로서는 크리스가 벨라루나를 크게 의심하지 않아서 다행인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사이가 좋기를 바란 것은 아니었다.




“이렇게 오랜만에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 아니 엘프를 만나다니 정말로 다행이군요. 벨라루나 씨, 혹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도 되겠습니까?”




“네, 네에? 저, 저 말인가요? 저야 상관없는데 크리스 씨가 혹시라도 불편해하지 않을까…….”




“저는 상관없습니다.”




벨라루나의 긴 귀가 쫑긋거리며 움직였다.




저건 아무리 봐도 기분이 좋다는 반응이 분명했다.




“두 분 다 사이가 좋아 보이는군요. 마음이 잘 맞으니 다행인 일이지만, 지금은 임무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걸 알아주시길.”




결국, 보다 못한 루드거가 지적하자 그제야 크리스가 헛기침하며 고개를 돌렸다.




벨라루나도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둘 다 납득한 듯하니 일단은 넘어가기는 하겠지만, 루드거는 몸에 달라붙은 찝찝함을 끝내 완벽하게 지우지 못했다.




‘의도치 않은 곳에서 묘한 시너지가 발생하고 말았군.’




루드거는 일단은 동종업계 사람으로서 관심사가 같으니 그런 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세 사람은 다시금 지하 수로를 걸었다.




사전에 지도를 확인한 덕분에 길을 잃는 일은 없었다.




“여기가 입구입니다.”




지하 수로 한쪽에 자리 잡은 녹슨 문.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는 지하 시설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였다.




“안에 들어가는 순간 더 긴장하셔야 할 겁니다. 여기서부터는 달라질 테니까요.”




세 사람은 여기까지 오는 동안 몇 차례 키메라들을 더 마주쳤다.




그러나 루드거와 크리스 앞에서 키메라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힘없이 스러졌다.




그렇다고 방심할 수 없었다.




지하 시설부터는 놈들의 진짜 안마당이나 다름없었으니까.




당장에는 키메라뿐이지만, 그보다 더 안쪽에는 무엇이 도사리고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고 물러설 수는 없었기에 세 사람은 곧바로 철문 안으로 향했다.




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지하로 뻥 뚫린 검은 터널이었다.




짐승의 아가리 같은 터널 한쪽 벽에는 아래로 통하는 녹슨 사다리가 붙어 있었다.




“사다리의 상태를 보니 해방군이 사용하지 않는 통로로군.”




“놈들이라고 이곳을 다 아는 것은 아니란 뜻이죠. 가시죠.”




세 사람은 곧바로 부유 마법을 통해 아래로 내려갔다.




벨라루나는 마법을 사용할 줄 몰랐기에 크리스가 직접 안아 들었다.




그것도 흔히들 공주님 안기라고 말하는 자세로.




“무, 무겁지 않으셨나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뭇잎처럼 가벼우시군요.”




“…….”




마치 로맨스 한 편을 찍는 듯한 두 사람을, 루드거는 한층 싸늘하게 가라앉은 시선으로 응시했다.




‘저 두 사람이 원래 저런 성격이 아니었는데 말이지.’




어딜 가서도 정신 이상자 소리 듣던 사람들이 서로 만나더니, 무슨 백마 탄 기사와 비운의 여주인공이 되었다.




평소 감정의 동요를 잘 드러내지 않는 루드거가 순간 욱했을 정도였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차라리 데려오지 말걸.




루드거는 속으로 후회하면서도 주변을 살피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혹시 모를 기습 같은 것은 없군.’




다행히도 주변에서 느껴지는 기척은 없었다.




마음이 놓이니 조금 더 넓은 시야로 주위를 꼼꼼히 살필 수 있었다.




‘이쯤 되면 지하 시설보단 지하 유적에 가깝겠는데.’




만들어진 지 수백 년은 더 지난 곳일 텐데도 무너지지 않고 멀쩡히 존재하는 것부터가 그것을 방증했다.




이런 것이 수도의 아래에 존재한다는 것이 마냥 신기할 지경이었다.




게다가 빛이 통하지 않아야 하는 곳인데도 지하 수로보다 더 밝았다.




내부에 도는 은은한 형광빛 때문에 사물을 분간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황실에서도 극소수만 알고 있고, 그마저도 건드리지 않고 놔두던 곳이라 했는데.’




해방군은 대체 이곳을 어떻게 알고서 온 걸까.




우연히 숨을 곳을 찾아 돌아다니다가 찾았다기에는 준비가 너무 철저했다.




처음부터 다 알고서 이곳을 활용할 생각이 분명했다.




그리고 루드거가 추측건대 그것을 알려 준 것이 검은 여명회였다.




‘니콜라이의 짓인가. 하지만 녀석의 정보력이 이렇게까지 뛰어날 거 같지는 않은데.’




무엇보다 이 지하 시설에 존재하는 죽어 버린 세계수도 그렇지만, 한스가 떠나기 전에 했던 말 또한 걸렸다.




-형님. 또 한 가지 말할 것이 있소.




-뭐지?




-형님의 스승님 말이오.




-그래. 스승님은 잘 계시나.




-일단은 심심하다며 얌전히 누워만 있긴 한데, 뭔가 의미심장한 조언을 해 주었소.




-의미심장한 조언?




-지하를 살펴보라고 말하더구려. 그 말을 듣고서 내가 아래를 뒤져 볼 생각을 했던 거였소.




지하를 살펴봐라.




8위계의 절대자인 그란데르가 별생각 없이 이런 말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분명 그녀는 자신의 감각으로 지하에 도사리고 있는 무언가를 잡아낸 것이겠지.




다만, 그것이 큰 관심을 끌지 못했기에 본인이 직접 움직이지는 않은 것이고.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아직 그런 단계에 들어가지 못한 것인지는 확인해 봐야 알겠지만.’




스승님이 그렇게까지 말을 했다면, 무조건 최우선적으로 경계해야 했다.




‘스승님께서 하셨던 경고와 해방군 놈들이 꾸미고 있는 무언가는 동일하거나 최소 연관이 있는 거겠군.’




이 부분은 한스에게 소식을 들어야만 알 수 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하려던 루드거는 통신기에서 들려오는 잡음에 쯧 하고 혀를 찼다.




“좋지 않은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뭐지?”




“통신이 먹통입니다. 아무래도 이곳에서는 통신기 사용이 불가능한 것 같군요.”




본래 루드거와 크리스는 세계수를 확인한 이후에 통신을 보낼 예정이었다.




소수로 움직인다고 해서 다른 조와 소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통신이 가능하지 않다면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사실상 적진에 고립된 것과 다름없는 상황에 크리스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면 돌아갈 건가?”




“어차피 여기까지 온 이상 물러날 수도 없습니다.”




“이곳은 지도도 없는 곳인데 길은 알고?”




크리스가 그렇게 묻자 루드거는 대답 대신 마력을 일으켰다.




투우웅───!!!




소리의 파장이 루드거를 중심으로 동심원을 그리듯 넓게 퍼져 나갔다.




그것은 지하 시설의 통로를 가로지르며 튕기고 충돌하며 거미줄처럼 펼쳐졌다.




돌아온 파장을 가져온 정보를 통해 루드거는 머릿속에 여러 좌표를 그렸다.




자연스럽게 그를 중심으로 한 반경 200m가량의 지도가 그려졌다.




루드거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몇 번이나 더 음파를 쏘아 냈다.




핑─! 핑─!




주파수가 낮은 터라 크리스도 그 소리를 들었다.




그는 곧바로 루드거가 무엇을 했는지 깨달았다.




“바람의 파생인 소리 마법인가. 쏘아 낸 음파가 돌아오는 것으로 주변 구조를 분석하는 거로군.”




“알고 계셨습니까?”




“가문에서 군부 사람들과 만날 일이 많았거든. 그럴 때마다 많은 것을 들었지. 음파 탐지를 통한 적들의 위치를 파악하는 도구라든가 말이야. 다만 실전성이 떨어져서 아직은 연구 단계에만 있다고 들었는데, 그걸 마법으로 펼칠 줄이야.”




“알고 계신다면, 설명할 필요가 없겠군요.”




루드거는 그렇게 말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자세한 설명은 해 줄 생각도 없다는 그 행동에 크리스는 쯧 하고 혀를 찼다.




궁금하기는 하지만, 어떻게 저런 마법을 사용하고 있는지 묻지는 않았다.




그걸 따지기엔 루드거가 무엇 때문에 지금 기획처장의 자리에 올랐는지 잘 알기 때문이었다.




고대 라르실어를 해석해서 마력 억제제도 만들어 낸 사람이, 이제 와서 소리 마법을 탐지기로 활용한다고 놀랄 일도 아니었으니까.




적어도 이건 상식적으로 가능해 보이는 일이었다.




루드거를 따라 이동한 셋은 이윽고 자리에 멈춰 섰다.




드디어 목적으로 했던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세계수의 뿌리. 정말로 있었군.”




크리스가 놀랐다는 듯 중얼거렸다.




시설, 아니 이제는 유적이라 불러야 할 그곳의 한쪽 벽을 뚫고 튀어나온 거대한 세계수의 뿌리가 눈에 띄었다.




빛이 잘 들어오지 않아 흐릿함에도 그 모습은 한눈에 들어왔다.




상아색으로 변질되었지만, 그 거대함은 누가 보아도 세계수가 분명했다.




벨라루나도 눈을 빛냈다.




크리스와 벨라루나가 세계수의 뿌리에 다가가려는 순간이었다.




루드거가 손을 뻗으며 두 사람을 제지했다.




“왜 그러지?”




크리스가 루드거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은 소리로 물었다.




당장이라도 저것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그로선 목소리에 불만이 담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거기서 크게 따지지 않은 것은, 루드거가 아무런 이유 없이 자신을 제지할 리가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루드거는 대답 대신 턱짓으로 세계수의 뿌리 한쪽을 가리켰다.




과연 크리스의 예상대로, 뿌리 근처에 무언가가 있었다.




흐릿하게나마 사람의 형상으로.




“저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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