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A - 297화 세계수 전문가 (3)
◈ 297화 세계수 전문가 (3)
“저건, 뭐지?”
크리스가 그렇게 물었지만, 루드거와 벨라루나도 마땅히 답을 줄 수 없었다.
그들도 모르는 것은 마찬가지였으니까.
처음에는 뿌리 위에 누군가 있는 줄 알았다.
해방군이거나 흑마법사이거나, 혹은 둘 다이거나.
지금 이 장소를 생각하면 누구든 있어도 이상할 건 없었다.
하지만 사람은 아니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루드거가 소리 마법을 통해 주변을 살폈을 때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아야 했다.
‘분명 음파에 탐지되는 것은 없었다. 걸렸던 것은 오직 세계수의 뿌리뿐. 누군가 이걸 예측하고 미리 숨었다면 나도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아마도 그건 아니리라.
그렇다는 것은 저 뿌리 위의 실루엣은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 됐다.
게다가 경계를 품고 지켜보는데, 딱히 이쪽을 향해 움직이려는 낌새는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도 움직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러면 조금 더 가까이 가서 확인해 봐도 되겠군요.”
“위험하지 않나?”
“어차피 여기에 들어온 이상 상시 위험한 상황 아닙니까.”
“더 위험하다는 생각은?”
“온 시점에서 그것도 감안한 일이죠.”
“그것참 할 말 없게도 만드는군.”
투덕거리면서도 의견을 통합한 두 사람, 아니 벨라루나까지 합치면 셋.
그녀는 넘치는 호기심 때문에 거절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한번 다가가 보기로 합의한 세 사람은 뿌리를 향해 천천히 접근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흐릿하게 보이던 뿌리의 모습이 더욱 선명하게 비쳤다.
그리고 뿌리 근처에 있던 실루엣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이건…….”
크리스가 말끝을 흐렸고 루드거는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벨라루나는 입을 헤 벌렸다.
사람이라 생각했던 그것은 뿌리에서 튀어나온 무언가였다.
무언가.
말 그대로 그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허공을 향해 애타게 팔을 뻗는 자세를 지닌 인간처럼 보이는 그것은, 세 사람의 지식과 경험으로도 뭐라고 불러야 할지 전혀 짚이는 것이 없었으니까.
“꽤 기분이 나쁘게 생겼군. 마치 뿌리 안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발악하는 사람 같아.”
“동감합니다. 도저히 일반적인 경우는 아닌 것 같군요.”
눈코입이 없이 허공에 손을 뻗는 인간 상반신 형상의 뿌리라니.
두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벨라루나는 별로 대수롭지 않다는 시선으로 그 모습을 빤히 관찰했다.
“건드려도 되는 건가? 갑자기 움직이지는 않겠지?”
“무서우십니까?”
“무슨……! 그저 혹시 모를 사태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어차피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저런 것이 움직이려 했더라면, 애초에 움직였을 테니까요. 아니면 우리가 접근한 지금 움직였겠죠.”
“음.”
“여기서부터는 두 분의 차례입니다.”
루드거는 지금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걸 알았다.
크리스와 벨라루나를 데려온 것도, 세계수라는 식물에 대해서 무언가 알고 있는 전문가였기 때문이다.
크리스는 약물을 만드는 유서 깊은 마법 가문 베니모어 가문의 젊은 가주였으며, 벨라루나는 비록 마을에서 쫓겨났지만, 식물에 대해 조예가 깊은 엘프였으니까.
루드거도 약제학에 나름대로 지식은 있다고 하지만, 이 두 사람 앞에서는 부족했다.
그것은 루드거 스스로가 인정하는 바였다.
“저는 주위의 경계를 강화하도록 하죠.”
크리스는 그러라며 고개를 끄덕이곤 세계수의 뿌리를 향해 다가갔다.
그는 준비해 온 도구들을 꺼내 차분하게 세계수의 샘플을 채취하기 시작했다.
벨라루나 또한 세계수의 표면을 쓰다듬으며 이곳저곳을 확인했다.
이윽고 크리스가 세계수에 손을 가져다 대더니 마력을 일으켰다.
루드거는 그 광경을 가만히 지켜봤다.
‘저런 마법도 있었군.’
크리스의 손을 중심으로 뻗어 나가는 녹색 마력의 선이 세계수에 스며들었다.
약제학을 전문으로 하는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분석 마법이었다.
루드거도 이야기로는 들어 봤지만, 실제로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익히려 한다면 못 익힐 것도 없지만, 저 분석 마법은 말 그대로 식물이 어떠한 특징을 지녔는지 분석만을 위한 거라 큰 쓸모는 없었다.
그 특징과 정보를 취합해서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는 온전히 사용자의 몫이었다.
그러니 마법을 배워도 약초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사실상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나 다름없었다.
이윽고 분석을 끝낸 것인지 크리스가 세계수의 뿌리로부터 손을 뗐다.
“무언가 알아낸 것이 있습니까?”
그 물음에 크리스는 약간 자존심이 상한다는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개체의 특성에 대해서는 알아냈지만, 뭔가 결정적이라고 할 만한 것은 알 수 없어.”
“살아 있는 녀석이 아니라서 그런 겁니까?”
“그것도 이유라면 이유지만,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정보를 차단했다.”
루드거가 의외라는 듯 물었다.
“정보의 차단이라는 것이 가능한 겁니까?”
“놀랍게도. 나도 실제로 겪어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로군.”
“흔한 일은 아니라는 거군요.”
“대부분 생명체는 체내에 정보를 저장하지. 사람의 머리의 뇌처럼. 그것은 식물도 마찬가지야. 그 근본은 뿌리에 있는 거고, 한번 저장된 정보는 세포가 노쇠해 스러져도 흔적이 남지.”
“그렇군요.”
“특히 세계수 정도의 거대한 식물이라면 담고 있는 정보의 양도 방대할 테고. 나 같은 사람들은 그 정보를 읽어 낼 수 있지.”
“그렇다면 반대로 정보를 차단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거군요.”
“그래. 그 말은즉슨, 이곳에 나 말고도 전문가가 더 있다는 말이다.”
루드거는 그것이 누구인지 짐작이 갔다.
아마 한스가 말했다는 생명공학파 흑마법사들의 짓이겠지.
루드거가 그 사실을 넌지시 전해 주자 크리스도 그제야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키메라를 만든 생명공학파 흑마법사들이라면 마냥 불가능한 일도 아니겠군. 당장 놈들이 만들어 낸 키메라부터가 세계수에서 뽑아낸 수액을 섞어서 만든 것일 테니까.”
“그렇다면 더 알아낼 건 없는 겁니까?”
“애석하게도, 지금 내 능력으로는 이것이 한계다. 면목이 없군.”
크리스는 자신의 부족함을 솔직히 인정했다.
여기서 고집을 피운다고 해서 안 되는 일이 되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이러면 분석조의 역할은 여기서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더 할 것도 없는 이상 돌아갈까 생각을 하려던 그때였다.
“저기…….”
조금 전까지 세계수를 살피고 있던 벨라루나가 대체 언제 다가왔는지 두 사람의 사이에 유령처럼 서 있었다.
“뭡니까?”
“제가 뭘 좀 알아냈는데요.”
“…….”
“…….”
벨라루나의 말에 루드거와 크리스가 동시에 서로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다시 벨라루나를 향했다.
“무엇을 말입니까?”
크리스가 조금 기대감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뿌리는 죽어 있지만, 아직 안쪽에는 막대한 생명력이 담겨 있어요. 아무래도 흑마법사들은 그것을 뽑아내서 사용하는 모양이에요.”
“그것 말고도 더 있습니까?”
“네. 저기 튀어나온 사람의 형상 있잖아요. 저건 아무래도 평범한 것이 아닌 것 같아요.”
“평범한 것이 아니다?”
루드거의 물음에 벨라루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 세계수의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무언가예요. 저렇게 빠져나오려 했던 것도 억지로 집어넣어서 반발력 때문에 저런 것 같고요.”
“하지만 나오지 않았죠.”
“주입했던 사람들이 억지로 막아 낸 것이 분명해요. 하지만 전 알 수 있어요. 저것은 지금도 계속 나가려 한다는 걸.”
세 사람의 시선이 뿌리 끝에 자라난 사람의 형태에 머물렀다.
저것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계속 빠져나가려 한다는 말이 자못 섬뜩하게 다가왔다.
‘이거. 아무리 생각해도 평범한 일이 아닌 모양인데.’
루드거가 그런 생각을 할 무렵, 크리스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보다 레이디 벨라루나는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레이디 벨라루나?’
얼씨구.
이제 이름 앞에 저런 수식어도 붙이는구나.
“……그, 그건 제가 엘프라서요. 엘프는 세계수와 교감하고, 식물의 유전학적 정보를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거든요.”
“정보 차단이 걸려 있는데 말입니까?”
“그, 일반적인 인간분들은 그게 힘들지만, 엘프인 저는 가능하거든요.”
음음,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벨라루나.
진심으로 그렇게 말했다기보다는 당장에 납득이 가게끔 변명을 떠올린 것에 자랑스러워하는 기색이었다.
그 말에 크리스는 이상하다는 듯 자신의 턱을 쓰다듬었다.
“으음. 제가 듣기로는 아무리 엘프라 하더라도 세계수의 정보를 읽기란 쉽지 않다고 들었는데 말이죠.”
“네, 네에? 누, 누구한테요? 누가 그런 헛소리를…….”
“비에라노 선생님께 들었습니다. 혹시 비에라노 덴티스 씨를 아십니까?”
“……!”
그 이름에 보인 벨라루나의 반응은 격렬했다.
누가 봐도 알 수밖에 없는 이름.
실제로 엘프인 벨라루나가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는 이름이기도 했다.
덴티스 가문은 예로부터 엘프들의 가문 중 손에 꼽을 정도의 위세를 자랑했으니까.
루드거는 거기서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잠깐만. 아무리 엘프라 하더라도 세계수의 정보를 읽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고, 심지어 저 과민 반응에 가까운 행동이라면.’
혹시나 싶었지만 애써 아니라 부정하면서도, 루드거의 입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품은 의문을 밖으로 내뱉었다.
“설마. 몰래…… 해 본 겁니까?”
“……!”
눈을 부릅뜨며 루드거를 응시하는 벨라루나.
입은 꾹 다물었지만, 그 행동이 모든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진짜냐.’
벨라루나 페타나.
엘프 마을에서 쫓겨난 괴짜 엘프.
루드거는 처음에 그녀가 바깥을 떠도는 이유가 엘프들의 꽉 막힌 사회성과 이상한 것을 용납 못 하는 성격 때문에 차별을 받아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숨겨진 내막이 있었다.
그것도 아주 심각한 사유가.
벨라루나는 허락되지 않은 금기를 범했고, 그렇기에 마을에서 쫓겨난 것이었다.
그것도 세계수의 접촉이라는 금기를.
게다가 세계수 접촉이면 작은 마을도 아니고, 세계수를 중심으로 한 대수림의 엘프 왕국이리라.
“세계수의 접촉……. 맙소사, 그랬군요.”
크리스도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또한 들은 이야기가 있었다.
“엘프들은 그 사회 내부에서도 계급이 정해져 있죠. 유력 가문 중에서도 중앙 뿌리를 관리하는 자들이 아니면 절대 세계수에 접촉하면 안 된다는 철저한 규칙도 있고요.”
인간들의 학계에서는 세계수가 그저 오래전에 존재해온 고대종 식물의 일종이라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엘프들은 세계수를 신목이라 부르며 숭상하기 바빴다.
당연히 자격이 없는 자가 세계수를 건드리는 것에 대해서 그들은 극히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벨라루나가 사실은 유력 가문 출신인데 정체를 감추고 있다고 했으면 이해했겠지만.
‘저 식은땀을 뻘뻘 흘리는 반응을 보면 그런 것도 아닌 것 같고. 진짜 허락받지 못한 일반 엘프가 세계수를 건드린 거였나.’
그보다 용케 목숨이 붙어 있구나.
아니면 엘프들이 자비를 베풀어서 쫓아내기만 한 건가?
“그래서 세계수에는 몇 번 접촉했던 겁니까.”
루드거가 묻자 벨라루나가 기어가는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두 번…….”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아니, 세 번…….”
“…….”
“네 번이었나……?”
루드거는 눈을 질끈 감았다.
벨라루나라면 벌레를 씹어 먹어도 아름답다고 여길 크리스마저도 이건 좀 아닌가 싶었는지 당혹스러운 눈치였다.
이쯤 되면 벨라루나가 대체 어떻게 살아 있는지 신기할 지경이었다.
“괘, 괜찮아요! 걸린 건 딱 한 번이라서!”
“…….”
“…….”
즉 정리하자면, 벨라루나는 엘프 마을에서 쫓겨난 것이 그 특유의 기괴한 성향 때문이 아니었던 것이다.
정확히는 자격이 주어지지도 않았는데, 세계수에 접촉해서 그 정보를 읽어 냈기 때문이었다.
지구로 치면 일개 병사 따위가 최고위 사령부 핵심 기밀 정보실을 멋대로 들어가서 내용물을 열람한 셈이다.
루드거가 부릅뜬 눈으로 벨라루나를 강렬하게 쏘아보았다.
왜 그런 중요한 이야기를 지금까지 하지 않았냐는 무언의 압박.
벨라루나는 차마 그 눈빛을 마주하지 못하고 어깨를 움츠리며 고개를 슬쩍 돌렸다.
오히려 루드거의 행동에 반응한 것은 크리스였다.
“왜 그렇게 노려보는 거지? 레이디 벨라루나가 비록 엘프 사회에서 그릇된 일을 저질렀지만, 이곳은 엄연한 인간의 사회. 그것에 잘못을 논할 자격은 없는데.”
‘그거야 그쪽은 상관없는 이야기니까 그렇겠지.’
벨라루나를 데리고 있는 이쪽으로선, 언제고 반역자 엘프를 찾으러 다른 엘프들이 나타날지 모를 일이었다.
안 그래도 검은 여명회 때문에 골치가 아픈데, 여기에 엘프들까지 추가되면 상당히 귀찮아진다.
‘그나마 한 번만 걸리고 그걸로 쫓겨나는 거로 끝났다 치면 다행이지만.’
벨라루나의 행동을 보면, 또 말하지 않고 숨겨 놓은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크리스의 비호 덕분인지 벨라루나가 다시 용기를 얻어 목소리를 냈다.
“마, 맞아요. 게다가 저도 충분히 반성하고 있다고요. 그보다 중요한 건 과거가 아닌 바로 지금이죠.”
“……접촉까지는 그렇다 치죠. 그렇다면 저 안에 담긴 채로 빠져나오려는 무언가는 뭐라고 보십니까.”
루드거는 뿌리에서 튀어나온 사람 형체를 가리켰다.
루드거가 넘어가 준다고 하니 벨라루나는 조금 신이 나서 답했다.
“저도 확신은 못 하지만, 절대 평범한 것은 아니에요. 비록 세계수가 죽었다 하지만 그 생명력은 가히 대단한데, 이 흔적을 보면 그 생명력에 파묻히지 않고 오히려 빠져나오려 했거든요.”
“그렇다면 이게 지금 움직일 거 같습니까?”
“저건 그저 흔적일 뿐이에요. 안쪽에 담긴 힘이 밖에 흘러나오려는 흔적. 움직이지는 않을 거예요.”
“그렇다면…….”
“예. 진짜 본체라 할 수 있는 그 꺼림칙한 힘은 아직 세계수의 뿌리에 잠들어 있다는 거죠. 그리고 해방군과 흑마법사들이 그걸 다루려 하고 있고요.”
꺼림칙한 힘.
그 말에 루드거가 눈을 가늘게 떴다.
어지간한 것에 저런 단어를 붙일 정도로 벨라루나가 심약한 것은 절대 아니었다.
그녀가 저렇게까지 말했다면, 정말로 범상치 않은 힘이라는 소리였다.
그렇게 말하던 벨라루나가 불현듯 떠올랐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어렴풋이 생각나는 것이 하나 있어요.”
“무엇을 말입니까.”
“저런 비슷한 힘이 예전에도 있었다고 해요. 그거랑 비교하면 비슷한…… 아니, 거의 동일한 게 맞아요.”
“저 힘이 뭔지 아는 겁니까?”
“네.”
벨라루나는 무거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저건, 악마의 힘이에요.”
벨라루나의 말에 루드거와 크리스가 숨을 삼켰다.
악마.
신화 속에서만 존재하는, 이제는 전설로만 남아 버린 이름.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하던 루드거가 입을 연 것은 그때였다.
“그건 또 어떻게 아신 겁니까? 그건 세계수의 접촉으로 알 만한 내용이 아닌데.”
“…….”
그 질문에 벨라루나가 입을 합 다물었다.
루드거의 눈이 가늘어졌다.
“……설마 그것도 몰래 본 겁니까?”
벨라루나가 흘리는 식은땀이 더욱 늘어났다.
루드거는 속으로 탄식했다.
세계수 전문가라 불렀더니, 세계수 무단접촉 상습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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