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A - 300화 불편한 동행 (1)

 ◈ 300화 불편한 동행 (1)




지하 시설의 중앙에 존재하는 넓은 공동.




광활한 공간의 절반 이상을 거대한 구조물이 차지하고 있었다.




바로, 죽은 세계수의 뿌리였다.




밑동만 남은 세계수는 천장에 달라붙은 채로 사방으로 상아색 뿌리를 뻗은 상태였다.




공동의 벽을 뚫고 퍼진 잔뿌리는 지하 시설 전체로 뻗어져 나가 있었다.




밑동이 천장에 붙은 터라 세계수는 공동의 지면으로부터 꽤나 붕 떠 있었다.




자연스럽게 뿌리 아래로 돔 형태의 공간이 형성되었다.




그 빈 공간에는 온갖 마법적인 도구와 기기들이 가득 즐비했다.




오래전부터 생명공학파 흑마법사들이 갖춰 놓은 연구 시설이었다.




그곳에서 흑마법사들이 분주히 돌아다니며 지금도 열심히 연구를 이어 나가고 있었다.




“진행 상태는 어떻지?”




그때 초로의 노인이 다가오며 그렇게 물었다.




바삐 움직이던 흑마법사들을 지휘하던 30대 중반의 초췌한 인상의 남성이 그에게 다가와 고개를 꾸벅 숙였다.




오랫동안 햇빛을 보지 못해서인지 피부는 하얗기 그지없었고, 눈가가 퀭해서 마치 살아 있는 시체를 보는 것 같았다.




흑마법사가 매우 조심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예, 스승님. 현재 뽑아낸 에너지는 2단계까지 무난하게 적용이 가능합니다. 3단계의 경우에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이 부분만 넘기면 마지막 단계까지도 가능해 보입니다.”




안드레이 세모프.




생명공학 업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떨쳤으며, 현대 인류사의 의학 발전에도 상당한 공을 세운 마법사였다.




그러나 지식을 향한 그의 갈망은 주체할 수 없는 수준까지 흘러 버렸고, 결국엔 금기시된 인체 실험까지 손을 대고 말았다.




결국, 그는 자신이 지닌 모든 것을 잃은 채 어둠 속으로 도망쳐야 했다.




흑마법사라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그러나 이전부터 몰래 뒷세계와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둔 터라 새로운 세력을 구축하며 흑마법사의 학파를 만들었고, 그렇게 오히려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원하던 실험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런 안드레이가 지금 죽은 세계수의 뿌리를.




정확히는 그 안에 담겨 있는 미지의 힘을 탐구하고 있었다.




“아직 3단계가 완성이 안 됐단 말이냐?”




안드레이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하자 그의 제자인 30대 남자가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예. 아무래도 아직은 저희가 쉽게 다룰 수 없는 힘이다 보니…….”




“악마의 힘이라 했지.”




“그렇습니다. 이제는 전설로밖에 남지 않은, 인류보다 더 뛰어난 힘이죠.”




“멍청하긴. 인류보다 뛰어난 힘은 없다.”




안드레이의 질타에 제자가 몸을 움찔 떨었다.




안드레이는 그런 제자를 신경 쓰지 않고 공동의 한쪽에 자리 잡은 커다란 배양 시설을 응시했다.




그 안쪽에는 녹색 액체에 잠긴 사람들이 있었다.




“보아라. 저 실험체들을. 옛날 인류는 악마의 힘을 그저 배척하려고만 했지. 그걸 전혀 이해하려 하지 않았어.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 힘을 이용하고 있다. 어째서라고 생각하나?”




“그거야 다 스승님이 뛰어나신 덕분 아닙니까.”




“입에 발린 아첨은 집어치워라. 그때와 달라진 것은 바로 지식의 발전이다. 연구하고, 분석하고, 탐구하고. 모든 공포는 무지와 미지에서 비롯되는 것. 알고만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두려운 힘이 아니지.”




무지한 자들에게 악마의 힘은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 금기겠지만.




그걸 다룰 수만 있다면, 그때는 그 무엇보다도 뛰어난 무기가 된다.




“운이 좋았어. 수도의 지하에 이런 시설이 있는 것도 모자라, 죽은 세계수와 그 안에 담긴 악마의 힘이라니.”




덕분에 안드레이는 자신이 한평생 매달려 온 연구에 비약적인 발전을 보일 수 있었다.




세계수와 악마의 힘.




한평생 얻기 힘든 샘플을 무려 2개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으니까.




대체 어째서 세계수가, 죽은 채로 밑동만 남은 채 수도의 지하에 있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 안에 봉인되듯 담긴 악마의 힘 또한 마찬가지다.




필시 모종의 이유가 있겠지만, 안드레이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지금 이 모든 것들을 기회로 보았다.




“이것만 있다면 나를 우습게 본 모든 녀석에게 복수할 수 있어. 그리고 매번 나를 짜증 나게 만드는 그 미치광이 빅터조차 뛰어넘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이 연구를 계속 이어 나갈 필요가 있었다.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성과가 더뎠지만, 아직까지는 상정 내였다.




문제가 있다면 지금 이 지하 시설에 찾아오는 불청객들이리라.




“침입자 놈들은 어떻게 됐지?”




“현재 실험체 미완성 세컨드들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놈들의 실력이 보통은 아닌 모양인지, 세컨드로는 힘들어 보입니다.”




“흠. 세컨드로도 힘든 건가.”




세컨드는 스스로 실험체가 되길 자처한 해방군들에게 악마의 힘과 키메라의 세포를 주입해서 네크로맨시로 되살린 실험체였다.




흑마법사들이 실험의 성과를 각 단계로 나눴듯, 단계별로 얻은 성과를 바탕으로 만든 실험체를 각기 퍼스트, 세컨드, 서드라 이름 붙였다.




퍼스트는 세계수의 생명력을 통해 짐승 인자를 섞어 만들어 낸 키메라.




세컨드는 그런 키메라의 세포와 악마의 힘을 주입해 흑마법과 결합시킨 해방군 요원들이었다.




세컨드 실험체만 해도 비약적인 강함을 지닌 존재들이라 어지간한 기사들을 상대로도 우위를 점할 정도로 강했다.




그렇기에 지금 세컨드가 당했다는 것은 적들이 평범하지 않다는 걸 의미했다.




“놈들이 당했다면 필시 침입자들도 실력자들로만 모여 있겠군.”




“숫자는 많지 않은 거로 보아 아무래도 소수 정예로 온 모양입니다.”




“하긴. 이런 곳에서 몇 명이나 밀어 넣어 봤자 희생자만 늘어나는 꼴이니까. 탁월한 선택이야.”




“스승님. 그래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세컨드들을 모두 투입해라. 퍼스트도 마찬가지야. 죽이지는 못해도 시간은 끌어야 한다. 그리고 3단계 실험을 완벽하게 진행해야 해. 지금 서드의 상태는 어떻지?”




“현재까지 힘의 반발이 일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진 안정권 내입니다. 이 상태로 가면 정해진 시간 내로 눈을 뜰 겁니다.”




그 말에 안드레이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허허. 그건 좀 마음에 드는군. 잘만 하면 서드가 저놈들을 모두 쓸어버리는 걸 구경할 수 있겠어.”




안드레이의 시선이 공동의 중앙으로 향했다.




다른 배양 시설보다 훨씬 더 커다란 배양 시설 안쪽에 한 남성이 몸을 웅크린 채 붉은 액체 안에 담겨 있었다.




“대단한 열망이야. 설마 해방군의 간부나 되는 자가, 스스로 목숨을 보장할 수 없는 실험에 참여하다니.”




“그만큼 힘에 대한 갈망이 큰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 그리고 협력하게 된 관계이니, 그가 바라는 대로 최선의 결과를 보여 줘야겠지. 서드가 완성이 된다면, 마지막으로 파이널을…….”




안드레이는 말을 하다 말고 불현듯 고개를 휙 돌렸다.




그의 시선에 닿는 곳에는 도열해 있는 키메라 무리가 있었다.




안드레이는 눈을 가늘게 뜨며 키메라 무리를 뚫어져라 노려보았다.




“스승님?”




“……쥐새끼가 숨어들었군.”




안드레이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키메라 무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의 손끝에서 마력이 일어나는 순간, 도열해 있던 키메라 중에서 한 마리의 머리가 터져 나갔다.




“스승님, 갑자기 대체 왜…….”




“적이다. 저쪽에도 생물학에 조예가 깊은 녀석이 있었나 보군.”




“예? 그게 무슨…….”




“이쪽의 키메라의 주도권을 빼앗아 우리를 감시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쪽의 수단이 다 들킨 모양이야. 그런 것도 몰랐던 거냐?”




“그렇다면…….”




“서드 연구의 속도에 박차를 올려라. 이제부터는 시간 싸움이 될 테니까.”




안드레이는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키메라가 죽으며 링크가 끊긴 한스가 숙였던 고개를 퍼뜩 들어 올렸다.




“……미친. 이걸 알아차렸다고?”




적들이 다루는 키메라라 절대로 들키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흑마법사 중에서 나이가 가장 많아 보였던 초로의 노인, 추측하기로 생명공학파의 수장인 안드레이이리라.




그가 자신의 존재를 눈치채고 감시용 키메라를 없애 버렸다.




한스는 자못 심각해진 얼굴로 곧바로 자신이 본 정보를 적기 시작했다.




“세디나.”




“네, 선배님.”




옆에서 대기하던 세디나가 곧바로 부름에 응했다.




한스는 세디나에게 종이를 건넸다.




“나는 여기서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이젠 네 차례야.”




“네……!”




* * *




루드거와 크리스는 곧바로 세컨드의 시체에 모여 시체를 분석했다.




“시체의 괴사가 매우 빠르군. 네크로맨시의 영향인가?”




“그것도 그거지만, 맞지 않은 힘을 억지로 부여해서 그런 걸 겁니다. 말도 안 되는 신체 능력을 얻은 대신 실질적인 활동 시간은 짧아 보이는군요.”




“그래. 괴사 속도를 보건대 아마 15분 이상 못 버틸 거다. 그야말로 가진 생명력을 한꺼번에 태우는 식으로 싸우는 거야.”




“하지만 놈들이 안에서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는 이상, 15분이라는 시간을 아무것도 안 하고 넘길 수도 없겠군요.”




고개를 끄덕인 크리스는 돌연히 벨라루나를 돌아보았다.




“그보다 놀랍군. 레이디 벨라루나는 대체 어떻게 놈이 움직일 걸 알았습니까?”




“네? 저, 저요?”




갑자기 화살이 자신에게 날아올 줄 몰랐는지 벨라루나가 당황하며 물었다.




세컨드 실험체가 부활하기 전에 누구보다 먼저 움직인 것은 벨라루나였기 때문이다.




“그, 원래라면 있어야 할 사후 경직이 일어나지 않아서…… 그래서 혹시나 싶어서 그런 거예요. 흑마법사들은 또 시체를 다루기도 하니까.”




“그렇군요. 그걸 감안해도 정말 상황 판단이 빠르십니다.”




“…….”




루드거는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크리스를 응시했다.




이 인간, 이제는 엘프가 사후 경직 오는 시체를 어디서 봤냐고 묻지도 않는구나.




‘나중에 가면 벨라루나가 인체 실험을 했다 해도 훌륭하다고 손뼉을 쳐 주겠군.’




그렇게 생각하던 루드거는 순간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설마 이미 인체 실험까지 손을 댄 것은 아니겠지?




‘한스에게 하는 짓을 보면 아직까지는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지만.’




그저 미수에 그쳤을 뿐이지, 기회만 있었다면 언제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세리단이 제일 시한폭탄인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이쪽이 더 문제였군.’




루드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적들이 사용하는 이 실험체였으니까.




“아무래도 긴장을 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놈들이 여기서 그치지는 않을 테니까요.”




“확실히 그렇겠군.”




크리스도 루드거의 의견에 동조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볍게 볼 생각은 없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군.”




“더욱이 무서운 점은, 놈들이 이보다 더한 것을 안에서 준비하고 있다는 거겠죠.”




“그저 세계수만 분석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후회하십니까?”




“아니. 후회는 하지 않는다. 그래도 이곳에 오면서 좋은 인연이 있었으니까.”




“……이제는 숨길 생각조차 하지 않는군요.”




“뭘 말이지?”




“……됐습니다. 여기까지 온 이상 물러날 수 없으니 최대한 빨리 뚫고 나갈 겁니다. 준비는 됐습니까?”




“흥. 물어보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됐다.”




“그거 다행이군요.”




크리스와 루드거가 전투 태세를 갖췄다.




저 멀리서, 이쪽을 향해 해방군들이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크리스는 곧바로 등 뒤로 마법수를 뽑아 냈다.




평소엔 마법수를 개의치 않아 하던 크리스였지만, 벨라루나가 칭찬을 하니 이제는 시작부터 마법수부터 뽑기 시작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오히려 루드거를 보며 물을 정도였다.




“그쪽은 마법수를 소환 안 하나?”




“안 합니다. 그럴 필요도 없고.”




이쪽 마법수는 워낙 특이한 케이스라 자칫 잘못하면 정체가 들킬 염려가 컸다.




그래서 루드거는 최대한 교사라는 신분으로는 마법수의 사용을 자제해야 했다.




“오만하군.”




크리스는 루드거가 한 말을 그가 자신의 실력에 자신이 있어서 굳이 마법수까지 쓸 필요가 없다는 말로 알아들었다.




“그런 셈으로 치죠.”




루드거는 오해를 바로잡을 생각이 없었기에 가볍게 대꾸하며 마법을 발동했다.




* * *




테리나 라이언하울은 자신의 양 허리춤에 걸린 검을 뽑아 들었다.




날카로운 세검을 각기 한 손에 쥔 그녀는 그야말로 섬광과도 같은 움직임을 선보이며 퍼스트 실험체와 세컨드 실험체를 썰어 나갔다.




키메라는 테리나의 상대가 아니었다.




일반 병사들에게는 꽤 위협적이겠지만, 인간을 초월한 마스터에겐 몇 마리가 있어도 쉽게 쓸어버릴 수 있었다.




귀찮은 것은 그런 키메라 사이에서 기습을 가하는 세컨드였다.




“테리나! 뒤에!”




“알고 있다.”




뒤통수를 찔러 들어오는 날카로운 칼날.




테리나는 고개를 가볍게 옆으로 기울이며 공격을 피한 뒤, 그대로 몸을 팽이처럼 회전시켰다.




원심력을 머금은 칼날이 반월을 그리며 휘둘러졌다.




피하는 것과 반격은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다.




테리나의 검이 세컨드의 턱 위를 가볍게 훑고 지나갔다.




인지를 초월한 반응 속도를 지닌 세컨드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일격.




비스듬하게 잘려 나간 머리가 바닥에 철퍽 떨어졌다.




테리나는 그 시체에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다시 검을 휘둘렀다.




멀리서 키메라들이 쏘아 낸 가시들이 칼날에 잘려 나가 지면에 힘없이 떨어졌다.




숨 쉴 틈도 주지 않고 이어지는 공격 속에서도 테리나는 숨결 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녀에게 수의 불리함은 존재하지 않았다.




마스터가 지닌 강함이란 그런 것이었다.




“테리나!”




“알겠다.”




케이시가 신호를 주자 테리나는 곧바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동시에 허공의 무수한 수분 방울이 맺히더니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퍼스트와 세컨드 실험체들을 모조리 휩쓸었다.




“상황 정리됐군.”




“아직 멀었어. 이제 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우르르 몰려올 테니까. 게다가 테리나 너도 느끼고 있지?”




“그래. 키메라는 상관없지만, 해방군 실험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강해지고 있다.”




처음 등장했던 세컨드들은 죽은 뒤에 인간을 초월한 힘으로 부활했다.




테리나와 케이시는 그것에 놀랐지만 어렵지 않게 쓰러뜨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등장한 세컨드들은 전에 나타났던 녀석보다 더 강했다.




죽지 않고도 육체의 변이를 마쳤으며, 어느 정도 이성을 유지해서 무작정 공격만 하지도 않았다.




“점차 실험체의 성능이 정교해지고 있다.”




“맞아. 그리고 이 상태로 가면 아마, 우리도 상대하기 힘든 녀석이 나올 거야.”




“그 전에 빨리 돌파해야 한다는 거로군.”




“그것도 여의치 않아. 놈들이 빈틈만 보이면 바로 지형을 바꿔 버리니까.”




“계속해서 변하는 지형과 점점 강해지는 실험체들의 습격. 노골적인 시간벌기지만, 알면서도 어찌하기 힘들군.”




이곳의 지리도 완전히 모르는 입장으로선 꽤 귀찮을 따름이다.




세계수의 뿌리가 튀어나온 부분을 역추적한다면 본거지가 나오겠지만, 그 사이에 빈틈을 노리며 계속 지형을 바꿔 버리니까.




그때 테리나가 기척을 느끼고 한쪽에 시선을 고정했다.




케이시는 왜 그러냐고 물으려다가 뒤늦게 그녀 또한 무언가를 느끼고 입을 다물었다.




콰아앙!




직후 한쪽 벽이 폭발하듯 터져 나오더니 잿빛 먼지구름이 자욱하게 일어났다.




적의 습격인가.




테리나와 케이시는 전투 준비를 갖추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전의는, 먼지구름이 가라앉자 곧바로 사그라졌다.




“흠?”




상대도 이쪽을 발견했는지 우묵한 시선으로 두 사람을 응시했다.




루드거 첼리시.




본래라면 분석조로서 이곳에 왔을 그와 마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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