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A - 307화 비색의 마법사 (2)
◈ 307화 비색의 마법사 (2)
케이시의 공격은 쉴 새 없이 몰아쳤다.
허공에서 우수수 떨어지는 물의 병장기들은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장마철의 비를 보는 것 같았다.
“대단하군.”
파시우스마저도 케이시가 보여 주는 위세에 경탄을 흘렸다.
일반 마법사와 다른 단일 속성 원소 사용자의 명성은 허황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대단한 건 대량의 물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케이시의 정신력과 마력 컨트롤이었다.
루이폴트는 몇 차례나 다중 속성 마법을 사용하며 저항하려 했지만, 지하수를 통해 물을 계속 공급받는 케이시를 상대로 버티지 못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은지 루이폴트는 검은 마력을 둘러 거북이의 등껍질과 같은 방패를 만들었다.
물의 병장기들이 검은 등껍질을 때릴 때마다 ‘따당!’ 하는 청명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런 거로 막을 수 있을 거 같아?”
케이시는 루이폴트를 비웃으며 곧바로 공격의 방식을 바꾸었다.
일반적인 크기의 물의 병장기들이 한곳에 모이기 시작했다.
이윽고 거인이 휘두를 법한 거대한 검이 완성됐다.
거대한 질량과 막대한 마력을 머금은 물의 참마도.
심지어 날 부분의 물이 엄청난 속도로 흐르고 있었다.
그것을 본 루이폴트의 눈이 살짝 커졌다.
직후 참마도가 등껍질을 부수듯 뚝 떨어졌다.
카가가가각!
참마도는 등껍질을 완전히 부수지 못하고 그 결을 따라 미끄러지듯 흘러내렸다.
그러나 등껍질 일부가 뭉텅 갈려 나가며 그 위력은 확실하게 증명했다.
거대한 질량과 고압 수류를 이용한 날카로운 절삭력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었다.
완벽하게 막아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 루이폴트의 표정이 굳었다.
뒤이어 조금 전과 같은 거대한 참마도가 몇 개나 더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 정도 질량의 검을 몇 개나 다루다니.
루이폴트는 케이시의 힘에 내심 감탄을 하면서도 그녀를 잡아먹으면 물을 다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미쳤다.
생각은 허기짐과 탐욕으로 변질됐고, 곧바로 행동으로 이어졌다.
검은 마력의 등껍질을 해제한 루이폴트가 케이시를 향해 달려들었다.
원거리에서 마법을 통한 출력 싸움은 밀리니 다른 방식을 택한 것이다.
실험을 통해 인간을 초월한 루이폴트의 육체는 잔상을 남기듯 움직였다.
루이폴트의 이러한 행동에는 일종의 계산도 깔려 있었다.
설마 갑자기 근접전을 하리라 생각하지 못했을 테고, 그 방심한 틈을 노릴 생각이었다.
루이폴트는 앞길을 가로막는 물줄기를 뛰어넘거나 아래로 숙여 피하며 케이시의 지척까지 접근했다.
하지만 곧 이쪽을 빤히 응시하는 케이시의 흔들림 없는 눈동자에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이런 걸 한두 번 당해 본 줄 알아?”
마법사 주제에 기상천외한 움직임으로 근접전을 시도하는 적과 싸워 본 경험은.
이미 충분히 있었다.
오히려 케이시는 루이폴트가 접근하길 기다렸다.
케이시와 루이폴트의 사이 공간이 일렁이더니, 얇게 펼쳐져 있던 물의 장막이 해제됐다.
그 안에 숨겨진 물로 이루어진 병사들이 창과 방패를 쥐고 루이폴트를 포위해 속박에 들어갔다.
루이폴트는 힘으로 저항하려 했지만, 아무리 강력한 육체라 해도 물량 앞에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허점을 찔린 것도 한몫했다.
팔다리가 묶인 루이폴트가 케이시를 노려보았다.
적의가 가득 담긴 시선에 케이시의 능력을 향한 탐욕이 함께 일렁였다.
케이시는 그 모습을 꼴도 보기 싫다는 듯 루이폴트의 입 안에 물을 억지로 흘려보냈다.
“크윽! 컥! 크아아악!”
물을 삼킨 루이폴트는 처음으로 비명을 토해 냈다.
몸속으로 들어간 물이 끓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그의 몸에 흐르는 피와도 동조하여 전신의 피가 끓는 경험을 하게 됐다.
“크으으윽! 크흐흐!”
그러나 루이폴트의 비명은 서서히 잦아들며 그의 입술을 비집고 웃음이 흘러나왔다.
케이시는 그 광경에 짜증 어린 시선으로 혀를 찼다.
정말 극단적인 방법까지 사용했음에도 루이폴트는 죽지 않았다.
오히려 이 고통에 저항하며 내성마저 키우고 있었다.
케이시는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루이폴트의 몸을 포박한 병사들이 녹아내리듯 무너졌다.
그것은 루이폴트를 집어삼키며 이내 거인의 형태로 변했다.
쿠오오오!
거인이 손에 쥔 루이폴트를 쥐고 지면에 메다꽂았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루이폴트를 쥐곤 벽을 부수며 세계수 밑동에 처박았다.
시야가 계속 뒤바뀌고 전신이 욱신거리다 못해 으스러지는 감각에 루이폴트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물의 거인이 두 손으로 루이폴트를 쥔 뒤 입을 벌려 집어삼켰다.
거인의 형상이 무너지더니 거대한 물의 구체로 변했다.
겉모습은 평범한 구체였지만, 안쪽은 거대한 와류를 연상케 하는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마치 어린아이가 작은 통에 벌레를 집어넣고 사정없이 흔드는 것처럼.
루이폴트는 물의 감옥 안에서 이리저리 휩쓸리길 반복했다.
케이시는 그 와중에도 표정을 풀지 않았다.
이미 골백번은 죽고도 남았어야 할 상황 속에서도 루이폴트는 멀쩡히 살아 있었다.
오히려 점점 더 몸이 튼튼해지고 있었다.
심지어 루이폴트는 익사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생명 활동에 필요한 산소조차 필요로 하지 않는 존재가 되고 만 것이다.
어찌할지 고민하는 케이시에게 답을 알려 준 것은 다름이 아닌 루드거였다.
루드거에게서 뿜어져 나온 막대한 냉기가 물의 감옥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쩌저적!
냉기에 맞닿은 물이 빠른 속도로 얼어붙으며 하얗게 물들었다.
하지만 구체의 부피가 워낙 커서 루드거 혼자만으로는 힘에 부쳤다.
그때 다른 사람들이 나섰다.
로테론과 크리스와 종군마법사가 가세했다.
세 사람이 냉기 마법을 사용하고, 벨라루나도 냉각액이 담긴 시약을 던졌다.
베로니카도 자신의 오러를 끌어올려 물의 구체에 냉기를 집중했다.
이윽고 직경 50m가 넘는 거대한 얼음의 감옥이 생성됐다.
루이폴트의 몸은 그 안에 박제된 벌레처럼 꼼짝도 못 한 채로 갇혔다.
그러나 누구도 안도하지 않았다.
케이시는 계속해서 지하수를 끌어 올려 얼음 감옥의 위에 덧댔으며,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실시간으로 얼리며 얼음의 크기를 키워 나갔다.
죽이지 못한다면 이 상태로 루이폴트를 계속 가둘 생각이었다.
얼음 속에서 루이폴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 것은 그때였다.
“제법이었다.”
안에서 무슨 소리를 내질러도 절대 들릴 리가 없음에도, 그의 목소리는 공간 전체를 잠식하듯 모두의 뇌리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재롱을 봐 주는 것도 이제 끝이야.”
동시에 거대한 얼음의 구체 속에서부터 검은 파장이 뿜어져 나왔다.
안드레이가 악마의 힘을 빌려 사용했을 때 펼친 파장과 같은 공격.
거기에 일행들은 기다렸다는 듯 대응에 들어갔다.
마력과 오러를 끌어 올리며 최대한 그 힘에 저항하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루이폴트의 정신 공격은 안드레이의 것보다 훨씬 더 강했다.
검은 파장은 사람들이 가진 정신의 틈새로 스며들어 안쪽 더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들이 꽁꽁 숨겨 온 부정적인 감촉과 접촉하여 그것을 폭발적으로 극대화시켰다.
“뭐야?”
케이시는 갑자기 새까맣게 변한 풍경에 당황했다.
루이폴트는? 나머지 사람들은 다 어딜 간 거지?
그 순간 케이시의 눈앞에 한 사람이 나타났다.
적이라고 생각한 케이시는 전투 태세를 갖췄다가 상대를 알아보고는 힘을 탁 풀었다.
“할아, 버지?”
케이시가 어린 시절부터 동경했던 사람.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도 탐정으로 활동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지금 눈앞에 있었다.
하지만 케이시의 할아버지는 평소의 인자함은 없이, 케이시를 혐오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너에게 실망했다. 케이시.”
“네? 어, 어째서…….”
“어째서냐고 묻는 것이냐? 케이시, 나는 너에게 이 세상을 더 정의롭게 바꿔 달라고 했다.”
“네, 그러셨죠. 그래서 저는 최선을 다해…….”
“정말 최선을 다했느냐?”
“…….”
케이시는 그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할아버지의 시선이 옆으로 돌아갔고, 케이시 또한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거기에 그 남자가 있었다.
아이의 시체를 품에 안고서 슬픔의 눈물조차 흘리지 못하는 루드거가.
케이시는 그런 루드거를 악으로 규정하고 뒤를 쫓았다.
그리고 모든 사건이 끝났을 때.
사람들은 케이시 셀모어라는 탐정의 이름만을 연호했다.
“넌 정말 정의를 위해 싸웠느냐?”
“아.”
케이시가 무릎을 털썩 꿇었다.
그녀가 떨리는 시선으로 할아버지를 올려다보았다.
이쪽을 응시하는 차가운 눈빛은 그녀가 알던 할아버지가 아니었다.
“실망이다. 케이시. 너에게 너무 실망했어. 결국, 너는 네 언니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었던 거야.”
“아, 아니에요. 저는……!”
케이시가 뭐라고 외치려는 순간 할아버지의 피부가 진흙처럼 녹아내렸다.
이윽고 드러난 백골이 불길에 타오르며 케이시를 향해 광소를 터뜨렸다.
케이시가 초점이 잡히지 않는 눈으로 등을 돌려 도망쳤다.
“도망치는 것이냐? 그때처럼, 진실에서 눈을 돌리려는 거냐!”
뒤에서 고함 소리가 터져 나왔다.
케이시는 그 말이 들리지 않는다는 듯 어둠 속을 달리고 또 달렸다.
그렇게 얼마나 뛴 걸까. 가슴이 터질 정도로 숨이 차올라 자리에 멈추자, 케이시 앞에 새로운 사람이 나타났다.
그것은 어린 남매였다.
제임스 모리아티를 쓰러뜨리고 모두가 환호했을 때, 케이시를 보며 기뻐하던 빈민가 남매.
“거짓말쟁이.”
“사기꾼.”
두 아이는 케이시의 진실된 모습에 배신감을 느꼈다는 듯 차갑게 내뱉었다.
“아, 아니야. 나는…….”
케이시가 무어라 변명을 하려 했지만, 두 남매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전해야 할 말은 목적지를 상실한 채 어둠에 삼켜졌다.
“나는…….”
고개를 푹 숙인 케이시의 시야에 구두의 끝자락이 보였다.
숙였던 고개를 들어 올리자 눈앞 남자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였다.
그는 한때 제임스 모리아티였으며 지금은 루드거 첼리시라 불리는 남자였다.
그는 언제나처럼 감정이 담겨 있지 않은 시선으로 케이시를 응시했다.
아니, 사실은 감정이 없다는 것도 이쪽의 착각이었다.
이 남자는, 사실 그 누구보다도 타인의 괴로움에 강렬한 연민을 느끼는 사람이었으니까.
생각이 바뀌자 루드거의 눈빛이 전혀 다르게 비쳤다.
이전까지 무감정하다고 생각한 무기질적인 눈동자는 안타까움과 실망, 슬픔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결국 너는, 누구도 구하지 못했군.”
그 말을 듣는 순간 케이시의 정신은 무너지고 말았다.
* * *
쩌저적! 콰직!
직후 얼음 구체가 산산이 부서지며 전신이 검은 마력으로 뒤덮인 루이폴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정말로 별 볼 일 없군.”
루이폴트는 자리에 쓰러져 기절한 사람들을 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자신을 몰아세우던 케이시 셀모어마저도 잠든 것처럼 기절했다.
그것은 두 소드마스터인 파시우스와 테리나도 마찬가지였다.
초월자라 불리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약점은 존재하는 법이었다.
육체는 강건할지언정, 인간의 정신은 너무나도 나약했으니까.
악마의 힘은 그런 부분에서 탁월했다.
오히려 그것을 넘어서 악마라는 이름에 어울릴 정도로 독살스러웠다.
물리적인 타격이 아닌 상대방의 정신을 뒤흔들며 온갖 부정적인 착란을 일으키는 공격.
견고한 정신력을 지닌 6위계 마법사조차 무사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칭송받는 강자라는 이들도, 나약한 정신을 감당하지 못하고 이런 꼴인가.”
거대한 마력, 방대한 지식, 초월적인 육체 능력.
그 모든 것들을 지닌 자들이 악마의 힘 앞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루이폴트는 그 광경에 안타까움과 동시에 희열을 느꼈다.
예전의 자신이었다면, 저 사람 중 단 한 명만 있어도 치열한 접전을 벌여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모습을 보라.
그는 승리했고, 다른 자들은 모두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루이폴트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루이폴트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더 강해져서 제국을 무너뜨리고, 이 세상에 자신이 바라는 새로운 질서를 세울 생각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네놈의 힘부터 흡수할 필요가 있겠군.”
루이폴트의 시선이 안드레이를 향했다.
안드레이는 파장을 뒤집어쓰고도 기절하지 않았다.
같은 악마의 힘을 몸에 주입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안드레이도 멀쩡하진 못했다.
더 강한 힘 앞에서는 그 또한 파장에 영향을 받았던 것이다.
그것을 증명하듯 안드레이의 안색은 초췌했으며 눈에는 짙은 피로감이 묻어났다.
루이폴트는 안드레이에게서 흘러나오는 불안전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지. 사랑스러운 딸아이가 불치병에 고통받으며 죽는 것을 지켜만 봐야 한 아비의 심정이란.”
동시에 그가 지닌 트라우마의 기억마저도 훑어볼 수 있었다.
“그 병을 알았더라면, 치료법이 있었다면, 의학에 더 열심히 매진했더라면. 그 후회가 눈에 밟힌들 죽은 딸이 살아 돌아오는 일은 없지.”
“닥쳐라!”
“그래서 앞으로 더 고통받을 사람이 없길 바라며, 사람들이 혐오하지 마다하지 않는 길을 걷기로 했지. 자신이 아무리 욕을 먹어도, 사람을 살리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없으니까. 물론 그 방식은, 솔직히 우리가 봐도 좀 아니었지만 말이야.”
루이폴트가 안드레이의 코앞까지 다가가 그의 목을 쥐고는 들어 올렸다.
“하지만 이제 끝이다. 네가 지닌 힘마저 완전히 흡수한 뒤, 이 자리에 있는 놈들을 먹어 치우고 저 위의 녀석들까지 모두 없앨 테니까. 가는 길이 적적하지 않아서 다행이겠어.”
안드레이의 표정이 절망에 물들었다.
루이폴트는 그대로 힘을 줘 안드레이의 힘을 흡수하려 들었다.
그 순간 루이폴트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
루이폴트는 눈을 가늘게 뜨며 뒤를 돌아보았다.
악마의 힘에 당해 소드마스터조차도 기절한 상황 속에서, 한 남자가 멀쩡히 서 있었다.
“놀랍군. 이 상황에서 쓰러지지 않고 견디다니.”
그리고 그 남자가, 자신을 가장 귀찮게 굴었던 사람이라면 더더욱.
“너지? 내가 눈을 뜨기 전에 어떻게든 날 죽이려 했던 녀석이.”
루드거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에 주변에 기절한 사람들을 쓰윽 둘러보고는, 코트의 안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그것은 파이프 담배였다.
루드거가 검지에서 자그마한 불꽃을 피운 뒤, 파이프 담배의 입구에 불을 붙였다.
쓰읍. 후우.
독에 가까운 약초의 매연을 빨아들인 루드거가 새하얀 연기를 내뱉었다.
루이폴트는 그 광경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갑자기 왜 담배를 피우나 했더니, 평범한 연초가 아니었다.
입 밖으로 흘러나오는 새하얀 연기도 거대한 에너지를 품은 독소였던 것이다.
“죽기 전에 마지막에 발악이라도 할 생각인가? 모두가 힘을 합쳐도 나를 죽이지 못한 주제에?”
루이폴트는 루드거를 비웃으며 마력을 끌어 올렸다.
몸 곳곳에 달라붙은 사람의 얼굴들도 함께 루드거를 비웃었다.
“나는 지금 비로소 궁극의 마법사가 됐다. 여러 마법사를 집어삼켜 온갖 원소를 다루게 된 이 나에게 덤비겠다고? 고작 마법사 나부랭이가?”
루드거는 그 말에 파이프 담배를 다시 한 모금 빨아들인 뒤 연기를 내뱉으며 말했다.
“이 자리의 사람들을 기절시킨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어. 목격자를 알아서 줄여 준 셈이니까.”
“뭐?”
“나는 세오른 아카데미의 교사다. 그리고 교사로서 하는 일은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주는 것이지.”
루드거의 주위로 정형화된 푸른 안개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의 눈동자가 붉게 물들었다.
그 변화를 알면서도 루이폴트는 심각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 심지어 고작 애송이들이나 가르치는 교사였다고?”
“그래. 그러니 오늘 이 자리에서 너에게 가르침을 주도록 하지.”
루이폴트가 루드거를 향해 조소를 지었다.
“그래? 무슨 가르침인지 퍽이나 궁금하군. 지금 네놈의 수준에서 나를 가르칠 수나 있을 것 같아?”
“걱정 마라.”
루드거의 눈동자가 싸늘하게 빛났다.
“진짜 마법이 무엇인지 곧 목도하게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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