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A - 312화 부정의 길 (1)
◈ 312화 부정의 길 (1)
지상에서는 한창 피난이 진행되고 있었다.
해방군을 소탕하기 위해 최고 정예 멤버들이 수로 아래로 향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일하게 굴 수는 없었다.
게다가 지하 아래에서 주기적으로 들려오는 진동음이 심상치 않았다.
일방적으로 끝나야 할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진다는 뜻.
그 때문에 피난 중인 시민들은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황궁으로 대피하는 세오른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쿠웅─! 쿠웅─!
“소리가 점점 커지는 거 같지 않아?”
“아래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다들 멈추지 말고 움직여라!”
학생들을 인솔하던 몇몇 기사들과 위병들도 무언가 심각성을 느끼고 발걸음에 박차를 가했다.
‘다들 불안해하고 있어.’
주변 공기가 숨 막힐 것 같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가득했다.
즐거웠어야 할 현장 학습은, 반나절도 되지 않아 지옥으로 돌변했다.
‘부디, 이번 일이 무사히 끝나기를.’
발걸음을 옮기려던 리네는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관자놀이를 바늘로 깊게 찌르는 것 같은 고통이 엄습했기 때문이었다.
리네는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았다.
“윽!”
“리네!”
곁에서 함께 걷던 에렌디르가 다가와 리네를 부축해 주었다.
“괜찮아? 무슨 일이야? 혹시 어디 다치기라도 한 건 아니지?”
“아, 아니에요. 그냥 갑자기 머리가…… 윽!”
“리네!”
리네는 자신을 부르는 에렌디르의 말에 쉬이 대답할 수가 없었다.
두개골을 쪼개는 것 같은 두통과 더불어 두 눈이 불에 타오르는 것처럼 뜨거웠다.
‘눈이, 눈이 너무 아파.’
너무 아파서 눈물을 흘릴 것만 같았는데, 그 눈물마저도 열기에 말라서 증발한 것 같았다.
한동안 이어지던 고통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
시간으로 치면 고작 몇십 초였을 뿐인데, 고통이 커서 그런지 체감상 너무 길게 느껴졌다.
리네는 겨우 숨을 몰아쉴 수 있었다.
“리네. 정말로 괜찮은 거 맞지? 그렇지?”
“네, 네. 지금은 괜찮아요.”
“어서 움직이자. 이러다 뒤처지면 우리만 곤란해져.”
에렌디르는 리네를 부축해서 일으키려다가 말을 멈추었다.
리네를 빤히 응시하는 에렌디르의 표정이 뭔가 이상했다.
“선배?”
“리네. 너 눈이…….”
에렌디르는 리네의 눈동자를 보며 중얼거렸다.
반짝이는 별 무리 같은 빛들이 리네의 눈동자에 떠올라 있었다.
리네의 눈이 원래 이랬나? 그럴 리가 없었다. 그녀를 가까이에서 지켜봐 온 에렌디르의 감각과 시간이 말하고 있었다. 분명 리네의 눈동자는 변했다. 그것도 상당히 이질적인 형태로.
에렌디르가 대체 어떻게 된 거냐고 물으려는 순간 리네의 표정이 삽시간에 굳어졌다.
리네의 눈동자가 어느 한 방향을 응시하더니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선배. 우선 움직여요.”
“어, 어? 그래. 그래야지. 그보다 너, 눈은…….”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에요. 어서 가요.”
“어, 그래.”
어딘가 단호해진 리네의 행동에 에렌디르는 당황하면서도 그녀의 손길에 따라 움직였다.
“그래도 내가 선배인데…….”
에렌디르가 어리둥절해하면서도 투덜거리는 말에도 리네는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리네는 분명히 보았다.
이 수도의 지하 깊은 곳에서 용솟음치듯 요동치는 거대한 악의 존재를.
그 존재는 당장이라도 땅을 뚫고 화산처럼 튀어나올 것 같았다.
그러지 않은 이유는, 누군가가 필사적으로 악의 존재를 막고 있기 때문이었다.
‘누구지?’
리네가 당장에 볼 수 있는 것은 그저 색으로 형상화된 힘이 전부였다.
거대한 악은 어둠과도 같은 새까만 색.
그 악과 대적하는 사람은 찬란한 황금빛이었다.
마치 악의 존재와 대척점에 선 것처럼 눈부신 광휘를 드리우며 어둠을 몰아내는 그 모습은.
어딘가 그리운 느낌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마냥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다.
조금 전부터 본능이 계속 경고하고 있었다.
이곳에 계속 머물러 있다가는 위험해진다고.
* * *
시야를 가득 채우는 거대한 황금빛 손바닥.
바사라는 이미 피하긴 늦었다는 걸 깨닫고 네 개의 손을 마주 들어 올렸다.
이대로 찍어 눌릴 바에야 최대한 저항을 하겠다는 의지.
재생을 끝마친 육체가 무시무시한 마력을 끌어 올렸다.
악마의 전신이 검붉은 마력에 휩싸이며 불꽃처럼 타올랐다.
모든 힘을 다 끌어모았다.
저항? 아니, 오히려 보란 듯이 저 황금빛 손바닥을 꿰뚫어 줄 생각이었다.
“와라!”
누가 더 강한지, 힘겨루기를 해 보자.
그렇게 기고만장했던 바사라의 자신감은 손바닥이 천천히 다가올수록 서서히 줄어들었다.
검붉은 불길에 타오르는 4개의 팔이 여래의 손바닥이 마주하는 순간.
파사삭 소리와 함께 손끝부터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
바사라는 눈을 부릅뜨며 그 광경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강대한 마력, 강인한 육신, 불사의 재생력.
그 모든 것은 저 앞에서 하등 쓸모가 없었다.
맞대고 나서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이쪽이 무슨 수를 쓰더라도 저 힘에는 절대로 저항할 수 없다는 걸.
차라리 본능이 시킨 대로 저 공격이 완성되기 전에 회피에 들어갔어야 했다.
천천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 바사라의 눈동자가 황금빛으로 가득 차올랐다.
터업.
이윽고 부처님의 거대한 손바닥이 바사라의 몸을 완전히 찍어 눌렀다.
그 거대한 손이 내려온 것치고는 어떠한 소음도 없었다.
그저 조용히, 연꽃잎 위에 내려앉는 나비처럼 바람 소리만 살짝 났을 뿐이었다.
그리고 황금빛 손이 이윽고 사라졌을 때.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지면에 새겨진 거대한 손바닥 자국뿐이었다.
“하아. 하아.”
루드거는 숨을 몰아쉬었다.
그의 등 뒤로 인자한 표정의 황금빛 불상이 빛의 가루로 변했다.
가루는 주위로 흩어져 공동의 내부를 아름답게 비추었다.
세계수의 뿌리 사이를 누비는 금빛 가루는 반딧불이처럼 보였다.
안드레이는 흐릿한 시선으로 그 광경을 올려다보았다.
“……아름답구나.”
그 모습에서 문득 옛 기억이 떠올랐다.
저기 반짝이는 빛처럼.
그에게도 어두운 밤을 비춰 주는 별빛처럼 눈부신 아이가 있었다.
이제는 볼 수 없는 그 아이의 웃는 모습이 불현듯 떠올랐다.
‘전부 부질없는 짓이다.’
안드레이의 시선이 바닥에 새겨진 손바닥 자국을 향했다.
무시무시한 재생력과 소드마스터를 능가하는 루이폴트의 육체는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말 그대로 세포 단위로 가루가 되어 사라진 것이다.
이런 게 가능했다니.
안드레이의 입술에 실소가 맺혔다.
자신의 일생일대의 역작이 사라졌음에도 안드레이는 이상하게 화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오랫동안 마음을 좀먹은 강박증이 사라져 후련함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문득 안드레이는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를 떠올렸다.
한때 안드레이는 촉망받는 마법사였다.
이렇게 숨어서 연구나 하는 흑마법사가 아니었다.
그는 귀족이었고, 사랑스러운 늦둥이 딸이 있었다.
그 무엇과도 절대로 바꿀 수 없는 사랑스러운 딸.
몸이 약했던 아내는 딸아이를 낳고 얼마 가지 못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때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은 딸을 부탁한다는 것이었다.
-여보, 아이를 부탁해요.
안드레이는 열과 성을 다해 딸을 키웠다.
누구보다도 아껴 주었고.
누구보다도 사랑을 가르쳐 주었다.
딸은 안드레이에게 있어서 삶의 목적이자 전부나 다름없었다.
그랬던 딸이, 불치병에 걸렸다.
백방으로 약을 구하고 용하다는 의사를 불렀지만, 딸의 상태는 점점 악화되었다.
안 된다.
저 아이마저 아내처럼 보낼 수는 없었다.
안드레이는 본인이 직접 치료제를 만들기로 했다.
세상에 치유 못 할 병은 없다.
그는 이런 부분에서 권위자였고, 칭송받는 지식인이었다.
병의 원인을 분석하고 치료할 방법을 모색했지만, 너무 많은 것이 모자랐다.
시간, 재료, 데이터, 샘플.
시간이야 잠을 줄이면 되는 거고, 재료야 돈을 쓰면 되는 거지만.
치료제가 제대로 드는지 아닌지에 대한 데이터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실험용 쥐로만 연구를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이것이 ‘사람’에게 잘 작용하는지가 중요했다.
그 순간 안드레이의 뇌리로 한 단어가 스쳐 지나갔다.
인체 실험.
마법사에게 있어서 금기된, 타락한 흑마법사들이나 저지를 끔찍한 악행.
만약에 그걸 시도했다간, 안드레이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었다.
명예도. 자부심도. 돈도.
수십 년에 걸쳐서 그가 안드레이 세모프로서 이룩해 온 모든 것들이 모래성처럼 무너질 게 자명했다.
그래.
적어도 선은 넘으면 안 된다.
안드레이는 스스로 다독이듯 속삭였다.
그날 밤.
딸의 얼굴을 확인하러 가려던 안드레이는, 딸의 방에서 들려오는 거친 기침 소리를 듣는 순간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살짝 열린 문의 틈새로, 그 아이가 괴롭다는 듯 기침을 하고 있었다.
입을 가린 손수건에는 붉은 피가 묻어 나와 있었다.
오늘 낮에 자신을 보며 괜찮다고 씩씩하게 웃어 보이던 아이가.
다 죽어 가는 몰골이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안드레이는 머릿속에 무언가가 뚝 끊어지는 걸 느꼈다.
다음 날.
안드레이는 주변 시선을 피해 뒷세계에서 시체를 구한 뒤 재료를 사들였다.
그는 결국 금지된 인체 실험을 자행했다.
브레이크가 망가진 자동차처럼, 안드레이는 잠조차 줄여 가며 계속해서 연구에 몰두했다.
처음엔 시체를 사용하고, 그다음에는 죽어 마땅한 범죄자들을 상대로 실험을 지속했다.
데이터는 빠르게 쌓였다.
그리고 이윽고 치료제가 완성됐을 때.
안드레이는 기뻐하며 자신의 딸을 찾아가려 했다.
-안드레이 세모프. 네놈을 국가에서 금지한 인체 실험의 혐의로 체포한다.
제국의 정보부에서 자신을 체포하러 오지 않았다면 말이다.
안드레이는 자신이 들켰다는 생각과, 동시에 딸아이에게 어서 치료제를 건네줘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래서 그는 정보부 사람들을 모조리 제압하고 자신의 저택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 당도했을 때 안드레이는 보았다.
이제는 싸늘하게 식은 채로 자신을 맞이한, 아이의 눈감은 모습을.
-아이야. 어째서 눈을 감고 있느냐.
안드레이는 떨리는 손으로 딸아이의 손을 쥐었다.
차가운 손에서는 어떠한 온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치료제. 여기 치료제가 있다. 이거라면 분명 병을…….
손에 약을 쥐여 줬지만, 약병은 힘없이 바닥을 굴렀다.
-어째서지? 나는 개발에 성공했다. 불치병의 치료제를 개발했단 말이다.
더 이상 그가 알던 딸은 없었다.
더는 안드레이를 향해 아버지라며 웃어 보이지도 않고, 창밖의 풍경을 보며 나가고 싶다고 보채지도 않았다.
-나는, 나는 이런 광경을 보기 위해 그 모든 짓을 저지른 게 아니었는데……!
안드레이는 결국 딸의 시체를 품에 안고 오열했다.
직후 제국의 정보부 요원들이 방에 들이닥쳤다.
-여기다! 안드레이 세모프가 여기 있다!
-체포해! 저항하면 죽여도 좋다!
눈물에 젖은 안드레이의 시선이 정보부 요원들을 향했다.
자신을 악이라 규정 지으며 경멸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눈빛들.
안드레이는 그 광경에 분노가 용암처럼 끓어올랐다.
나는 오늘 불치병의 치료제를 개발했다.
의학에 지대한 발전을 이루었단 말이다.
그런데 왜.
왜 내 딸은 죽어야만 했지?
왜 너희는 나를 그런 눈빛으로 바라보는 거지?
어째서 구할 수 있음에도 그런 사소한 도덕심에 얽매여, 살릴 수 있는 사람을 죽게 내버려 두는 거지?
잘못됐다.
이 세상은 무언가 잘못돼도 한참이나 잘못된 것이다.
-그래.
안드레이의 입술을 비집으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너무 울어서 쉬어 버렸음에도, 증오와 오기가 뚝뚝 묻어 떨어지는 목소리가.
-그렇다면 내가 보여 주도록 하겠다. 너희가 어리석었고 나는 틀리지 않았음을.
-막아!
정보부 요원들과 기사까지 들이닥쳤지만, 렉서러 마법사인 안드레이의 상대는 아니었다.
그날 촉망받던 6위계 마법사 안드레이 세모프는 죽었다.
대신 생명공학파 흑마법사 안드레이 세모프가 태어났다.
‘그래. 그랬지.’
안드레이는 자신의 과거를 반추하며 들었던 고개를 다시 내렸다.
그곳에 그림자를 두른 남자가 자신의 지척에 서 있었다.
루드거 첼리시.
일개 아카데미 교사가 그곳에 있었다.
루드거는 안드레이를 응시했다.
안드레이 또한 루드거를 마주 응시했다.
루드거는 왜 도와줬냐고 묻지 않았다.
그저 이제는 힘이 다해서 쓰러지기 직전인 이 마법사를 가만히 바라볼 뿐이었다.
안드레이가 넋두리하듯 중얼거리던 것은 그때였다.
“날 죽일 건가?”
“그럴 생각 없습니다.”
“허.”
자신이 지닌 힘에서 나온 자신감인지, 아니면 이쪽을 향한 마지막 동정인지 안드레이는 모른다.
다만, 안드레이는 이상하게 이 남자에게 친근함이 들었다.
“자네는 자신이 지키고자 했던 것을 지키지 못한 적이 있나?”
“…….”
“그래서 세상을 증오하면서도, 악에 받친 듯 자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적은?”
“…….”
루드거가 대답하지 않자 안드레이는 피식 웃었다.
“다 있나 보군.”
“…….”
“처음에는 몰랐는데, 눈빛을 보니 알겠더군. 그쪽은 나와 닮았다는 걸.”
안드레이는 이미 모든 걸 포기한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역시 자네는 평범한 교사가 아니었어.”
안드레이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자신의 오른손에 남은 마력을 모두 쥐어짜 내며 술식을 구현했다.
그것은 루드거가 학생들에게 소스코드를 가르쳐 주듯 펼친 프레임 워크와 같은 것이었다.
“내가 이룩한 지식을 담은 술식이다. 받아 둬라.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은 될 테니까. 혹은 그걸 공개해도 상관없다. 그러면 아케인 체임버의 명예의 전당에 또다시 이름을 올리겠지.”
“이걸 왜 주는 겁니까?”
루드거는 안드레이의 지식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았다.
아무렴 렉서러 등급 마법사가 흑마법사로 전환하면서까지 평생에 걸쳐 연구한 결과물이다.
그것이 지닌 무게란 절대로 가볍지 않았다.
“그것만 있다면 과거의 명성을 되찾는 것도 가능할 텐데요. 적어도 마지막 싸움에서 도움을 준 부분을 참작하면, 최소한 극형은 면할 수 있을 겁니다.”
안드레이는 고개를 저었다.
“처음부터 대가를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었어. 단지 내가 견디기 힘들었을 뿐.”
“무엇을 견디지 못하겠다는 겁니까?”
“내가 지키지 못한 것. 그리고 세상이 지켜 주지 못하는 것들. 나는 그 모든 것이 괴로웠다.”
쿨럭.
안드레이가 기침하자 검은 피가 울컥 쏟아졌다.
그의 육체는 죽어 가고 있었다.
안드레이는 씁쓸하게 웃었다.
“내게 필요한 것은 칭송도, 세상에 이름을 남길 위대한 발자취도 아니야. 단지, 단지 이 손안에 쥔 것을 지키고 싶었을 뿐이었어.”
“…….”
“우습겠지. 고작 그런 걸 위해 이 정도의 악행을 저지르다니. 남들이 보기에는 이해가 가지 않을 거야. 물론, 나 또한 이해를 바라지 않아. 나는 시종일관 진심이었다. 내겐 그게 전부였으니까.”
그걸 위해서라면 세상과 적이 되더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누가 욕을 하고 손가락질해도.
오물을 집어 던지고 가시밭길을 가라 하더라도.
그 모든 걸 기꺼이 감내하겠노라고.
“자네도, 그렇지?”
안드레이의 투명한 눈동자가 루드거를 꿰뚫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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