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A - 326화 엘프 가문 (2)
◈ 326화 엘프 가문 (2)
‘엘프 가문이라.’
루드거는 아일린이 설명해 준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차분하게 바로잡아 보았다.
과거 엘프의 왕국에는 리프레 가문 말고 다른 거대한 가문이 있었다.
가문의 이름은 모른다. 알려진 바도 거의 없었으니까.
아마 사건 이후 엘프 왕국 내에서 해당 가문에 대한 모든 자료를 폐기했을 가능성이 컸다.
‘세계수를 관리하던 그 가문은 지금의 엘프답지 않게 매우 진취적인 성향을 지녔다.’
그들은 어느 한 왕국과 손을 잡았다.
왕국은 엑실리온 제국의 전신이라 불리는 곳이었다.
엘프들은 세계수의 묘목을 가져다가, 왕국의 지하에서 그것을 몰래 키우기 시작했다.
그것으로 무엇을 바란 건지는 모르지만, 시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거의 성공할 뻔했으니까.
하지만 악마 바사라가 개입하면서 모든 일이 틀어졌다.
결국, 지하에서 키우던 세계수에 바사라를 봉인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세계수는 그로 인해 생명이 다하고 말았다.
그리고 바사라가 날뛴 것이 문제가 됐다.
악마의 존재를 적대하는 자들이 냄새를 맡고 움직였던 것이다.
브레투스 성국.
그들이 왕국과 엘프들의 일에 개입했고, 그날 이후로 왕국의 수뇌부들이 바뀌었다.
그러나 그 변화는 너무나도 은밀해서, 당시 백성들조차 눈치를 채지 못한 일이었다.
‘자신들의 왕이 바뀌었는데 백성들이 모른다니. 이것도 이상한 일이야.’
마치 미지의 거대한 힘이 국가 단위로 작용한 것 같지 않은가.
루드거는 마저 상황을 정리했다.
현재 세계수를 지키는 가문은 리프레 가문이라 했다.
그렇다는 것은 이전에 세계수를 관리하던 가문은, 세계수의 묘목을 인간들에게 빼돌린 혐의로 축출됐을 가능성이 컸다.
그날의 사건 이후로 엘프들은 더욱 보수적으로 변해 왕국에 틀어박히게 됐다면 납득이 갔다.
백 년 전에는 인간들과 전쟁까지 벌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후에는 어떻게 됐는지 루드거도 알기 힘들었다.
‘엘프들에 대한 정보가 더 필요한데…….’
그 부분은 벨라루나에게 따로 물어볼지 고민해 보았다.
해당 사건은 최소 500년은 더 전에 벌어졌는데, 벨라루나의 나이는 그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알 것 같은 엘프가 한 명 있었다.
비에라노 덴티스.
세오른의 4학년 학생들의 정령학을 담당하는 교사.
겉보기로는 어린 소년의 모습이지만, 그 누구보다도 오래 살아온 것이 분명한 엘프.
나중에 차라도 한잔하자면서 이야기를 들어 볼까 고민하던 차에 아일린이 물었다.
“그래서 이제 그대는 어떻게 할 생각이지?”
이번 일은 끝났지만, 루드거는 자신의 공을 모두 파시우스에게 떠넘겼다.
본인은 크게 눈에 띄고 싶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다시 교사로서 활동해야겠죠. 이번 사건으로 학사 일정이 완전히 엉망이 됐습니다. 그걸 다시 바로잡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모될 겁니다.”
“정말 부지런한 교사로군. 다만 내가 물어본 건 그게 아니었다만.”
“그렇겠죠.”
루드거는 아일린을 빤히 응시하며 말했다.
“사전에 약속했던 황가의 비고. 그곳에 지금 들어가고 싶습니다.”
* * *
루드거는 아일린과 파시우스의 안내를 받아 황성의 긴 복도를 걸었다.
하나하나가 예술품이나 다름없는 내부의 아름다움은, 전에도 느낀 것이지만 정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다만, 그 극한의 아름다움조차도 지금 루드거의 관심을 끌기에는 한없이 부족했다.
루드거가 앞으로 가게 될 곳은, 많은 사람이 보아 온 예술품이 있는 곳이 아니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엑실리온 제국의 비고.
온갖 신비한 아티팩트와 그 사용처를 알 수 없는 보물이 산재한 곳이었으니까.
“기뻐해도 좋다.”
앞장서서 당당하게 걷던 아일린이 입을 연 것은 그때였다.
“비고는 황가의 혈족이라 하더라도 쉽게 개방되지 않는 공간. 당대의 황제인 아버님을 제외하면, 누구에게도 허락되지 않은 곳이다.”
“그런 것치고는 황녀님께서 너무 당연한 듯 함께 가시는 모양입니다만.”
“그거야 나는 차기 황제이기 때문이지.”
차기 황제.
그것은 즉 아일린이 다른 황위 계승권자를 모두 밀어내고서, 당당하게 승자의 왕관을 썼다는 말이었다.
루드거는 다른 두 사람을 떠올렸다.
2황자 이벨론과 3황녀 에렌디르.
에렌디르야 본인 자체가 권력에 관심이 없는 쪽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다른 한 명은 조금 경우가 달랐다.
‘2황자……인가.’
이벨론 2황자는 겉보기로는 얌전하고 심약한 인상을 풍기지만, 루드거는 안다.
2황자는 내면에 다른 무언가를 지니고 있다는 걸.
아마 세간에 보여 주는 모습은 가면.
철저하게 자신을 감춰 왔던 것이리라.
‘그걸 1황녀가 알고 있을지 모르겠군.’
루드거는 아일린에게 물어볼지 망설였다.
아무리 그래도 2황자는 아일린의 혈육이다.
외부인인 자신이 그런 2황자를 무어라 의심하는 것도 썩 좋은 그림은 아니었다.
게다가 아일린은 자기 잘난 맛에 살지만, 또 의외로 가족들은 잘 챙기는 성격이다.
에렌디르에게 대하는 태도만 봐도 그렇다.
‘정작 에렌디르는 그런 1황녀의 태도에 힘들어 죽으려고 하지만.’
비뚤어진 애정이라고 해야 할지 솔직하지 못하다고 해야 할지.
아일린이 가족에게 보여 주는 애정의 표현 방식은 어딘가 뒤틀려 있다고 해도 무방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아일린은 자신의 형제자매에게 나름의 가족애를 지니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지.’
그런 아일린에게 동생인 2황자가 수상한 걸 혹시 알고 있냐고 물어본다니.
솔직히 말해서 꽤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할 일이었다.
“어, 언니?”
그때 정면에서 소스라치게 놀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인지 확인해 보니 시녀들을 대동한 에렌디르였다.
그 보석같이 투명한 눈동자는 이쪽을 믿을 수 없다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동생이구나. 여기엔 어쩐 일이더냐?”
“저, 저야 학생들이 머무는 곳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죠. 일단 저는 세오른의 학생이니까요.”
“모처럼 집에 왔는데, 조금 더 쉬어도 되지 않겠느냐. 아버님과 어머님과 대화도 더 나누고 말이다.”
“그러지 않아도 조금 전까지 두 분을 뵈고 왔어요.”
“그런 것치고는 빨리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 하는 눈치다만. 세오른에서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나 보구나.”
“어, 그게…….”
친구라는 말이 나오자 에렌디르는 눈에 띄게 당황했다.
친구를 많이 사귀었냐니.
세오른에 입학하고 어언 1년 하고도 거의 절반 가까이 지난 지금.
에렌디르가 사귄 친구는 단 한 명뿐이었다.
고작 하나.
그 많은 과정을 거친 끝에 사귄 친구가 하나라니.
이걸 언니에게 말한다면 평생 놀림거리가 될 것이다.
“무, 물론이죠! 친구들을 많이 사귀어서 즐거운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어요!”
에렌디르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아일린의 어깨너머, 루드거를 향해 강렬한 시선을 보냈다.
그녀의 눈빛은 제발 입을 다물고 있어 달라고 간절히 빌고 있었다.
루드거는 그녀가 왜 저렇게 필사적인지 눈치챘다.
‘저런…….’
꽤 안쓰러운 반응이었기에 루드거는 최대한 모르는 척해 주기로 했다.
“흐응. 그렇더냐.”
아일린은 그 말에 추임새를 흘리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지금이라도 당장에 거짓말이 까발려질 것 같은지 에렌디르는 황급히 화제를 전환했다.
“그, 그러는 언니는 지금 어디를 가시는 건가요? 그것도 루드거 선생님이랑…….”
“내 부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사전에 보상을 주기로 약속했거든. 그래서 지금 그 상을 주러 가는 길이다.”
“그렇지만 이쪽 길로 가면 있는 곳이라 해 봤자 황실의 비고…….”
설마?
에렌디르가 그런 표정으로 묻자 아일린은 정답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는 황실의 비고에서 그에게 선물을 줄 생각이다.”
“자, 잠시만요! 언니! 아, 아무리 그래도 그건……! 물론 루드거 선생님이 정말 대단한 일을 한 것은 맞지만, 비고는 급이 다르다고 해야 할까…….”
“내가 주겠다고 하는데, 그게 무슨 대수란 말이냐. 비고의 개방 권한은 나에게도 있거늘.”
“그래도 지금까지 외부인을 위해서 비고를 개방한 경우는 손에 꼽을 일이잖아요. 근 100년 사이에 비고를 개방한 것도 루터스 단장님 취임식 때 딱 한 번이었는데…….”
“그렇다면 이번이 두 번째가 되겠구나.”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요.”
에렌디르는 차마 언니에게 크게 따지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굴렀다.
루드거는 그 태도에서, 비고를 개방한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새삼 깨달았다.
그때 에렌디르가 아일린과 더불어 루드거를 번갈아 보았다.
“비고는 황가의 사람이 아니라면 열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는데. 그렇다고 루드거 선생님이 황실로 전향할 거 같지는 않고. 언니, 설마…….”
불현듯 뇌리에 스치는 불안한 상상에 에렌디르가 말끝을 흐렸다.
아일린과 루드거는 함께 서 있으면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1황녀인 아일린이야 두말할 것도 없다.
타고난 리더십과 카리스마, 정치적인 능력, 사람을 보는 안목, 빼어난 미모, 명석한 두뇌까지.
자신의 언니지만 너무나도 완벽해서, 감히 쳐다보기 힘든 사람이었다.
그래서 간혹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언니는 과연 나중에 누구와 결혼을 할까, 하고.
그 남편 되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아일린에게 부족하지 않아야 할 터다.
아일린 본인도 어쭙잖은 사내를 반려로 맞이할 것 같지도 않았고.
‘그런데 루드거 선생님이라면.’
에렌디르는 자연스럽게 루드거와 아일린을 비교했다.
에렌디르야 루드거를 썩 좋게 여기지 않았다.
그를 볼 때마다 자신의 언니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겉만 보면 멀쩡하고 얌전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다른 무언가를 품고 있는 사람.
하지만 그런 루드거가 아일린과 함께 서 있으니, 이보다 어울릴 수가 없었다.
외모?
두말하면 입이 아프다. 루드거처럼 냉철하면서도 고귀하고, 조각 같은 미남은 대륙 어디를 뒤져 봐도 찾기 힘들다.
능력?
세오른의 교사인 것도 모자라서 새로운 이론을 창안하고, 최단기간에 기획처장의 자리까지 올랐다.
거기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었다.
성격?
솔직히 말해서 좋다고 할 순 없지만, 아일린과 비교하니 차라리 나을 정도였다.
아니, 오히려 그렇기에 어울리기도 하고.
“……언니. 아니죠?”
에렌디르가 현실을 부정하며 물었다.
아일린은 에렌디르가 대체 무슨 이상한 상상을 하는 건지 단번에 알아차리고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흐응. 대단하구나. 그 모자라던 동생이 설마하니 이렇게까지 눈치가 늘었을 줄이야. 이게 다 세오른에서 생활한 덕분인가?”
“……!”
에렌디르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현기증이 일었다.
옆으로 비틀거리며 쓰러지려 하자, 대동한 시녀들이 황급히 그녀를 부축해 주었다.
“황녀님!”
“괜찮으신가요?!”
시녀들이 호들갑을 떨며 에렌디르를 삽시간에 저 멀리로 데려가 버렸다.
루드거는 그 일련의 촌극을 보며 아일린에게 물었다.
“동생에게 너무 장난이 지나친 거 아닙니까.”
“저렇게 격렬한 반응을 보여 줘서야, 놀리는 걸 도저히 그만둘 수 없지 않느냐.”
“뭐, 그건 그렇습니다만.”
“보거라. 그대도 공감하는 것을 보니 마냥 성격이 좋다고는 할 수 없겠구나. 나처럼.”
아일린이 즐겁다는 듯 미소를 짓자 옆에서 파시우스가 말을 덧붙였다.
“저, 그래도 황녀님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은데요. 황녀님은 알면서 그러니까 더 악질이잖아요.”
아일린이 찌릿 노려보자 파시우스가 입을 다물었다.
“아무튼, 다시 움직이자꾸나.”
“조금 전 이야기를 들어 보니 비고는 함부로 개방하면 안 된다는 것 같은데. 괜찮은 겁니까?”
“이제 와서 뭘 그런 걸 묻는 거냐. 나는 다 알고서 제안을 한 것이다. 그대의 실력이라면 비고를 개방하는 것 정도는 오히려 싸게 먹힌 셈이지.”
아일린이 다시 걷기 시작하자 파시우스와 루드거가 그 뒤를 따라붙었다.
“물론, 보여 준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면 비고에서 가져갈 물건의 숫자를 줄일 생각도 해 봤다만.”
“……뭐, 그럴 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대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지. 사람들을 구하고, 테러리스트들을 저지했으며 악마를 퇴치했다. 이래서야 협상으로 공을 깎아내릴 생각조차 들지 않아.”
“그렇습니까.”
“이것은 응당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상벌은 확실해야 하니까.”
아일린은 이런 부분에서는 확고했다.
능력자에게는 그에 걸맞은 확실한 대접을 강박증이 느껴질 정도로 해 준다.
아일린의 아래의 사람들이 그녀에게 그토록 충성심을 보이는 이유가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어느덧 세 사람은 황실의 사용인들조차 보이지 않는 어둡고 깊은 곳에 도착했다.
안내하던 아일린은 거대한 석문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고개를 들어 석문을 올려다보았다.
온갖 화려한 문양이 새겨진 문은 그 자체만으로 거대한 위압감을 지녔다.
오더 시노드 때 드림랜드의 표층세계에서 보았던 문과 비슷한 위용이었다.
아니, 그보다 훨씬 더 대단했다.
그건 꿈속이었고, 이건 실존하는 문이었으니까.
“멈춰라. 이 이상 접근한다면 곧바로 칼이 떨어질 것이다.”
아일린의 경고대로 입구의 양옆에는 화려한 갑옷을 입은 가디언이 있었다.
“가디언입니까. 상당히 살벌한 곳이군요.”
“그래야만 하는 곳이니까.”
아일린이 정면에 나서자 가디언들의 새까만 투구 안쪽에 안광이 흘러나왔다.
그때 아일린이 준비해 온 열쇠를 꺼내 보였다.
목에 걸고 있던 황금빛 열쇠를 보여 주자 가디언들의 안광이 다시 픽 꺼졌다.
단순한 행동 같았지만, 루드거는 저 열쇠에 깃든 특유의 마력 파장을 가디언들이 찰나에 인식하는 걸 보았다.
“이제 들어가도 된다. 말했다시피 가지고 나올 수 있는 물건은 딱 3개다.”
“같이 가지 않으시는 겁니까?”
“비고에 들어가도록 허락된 사람은 오직 1명이다. 그 이상 들어가면 비고의 문을 열리지 않는다.”
“철저하군요.”
“그래야만 하는 곳이라니까.”
쿤스트 경매장의 지하 금고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역시 황궁이라 이건가.
오히려 이 정도는 되니까 황실의 비고라는 이름에 누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에 서도록.”
아일린이 시킨 대로 앞에 서자 거대한 석문이 천천히 열렸다.
저 정도로 거대한 문이 움직이는데 어떠한 소음도 없었다.
마치 거인이 움직이는데 사위는 고요한 느낌.
열린 문 안쪽은 그야말로 새까맣기만 했다.
루드거는 그것이 모종의 마법적인 작용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열린 문을 통해서 안쪽을 엿보는 것도 허락되지 않다니.’
오히려 더욱 기대되지 않은가.
루드거는 피식 웃으며 발걸음을 내디뎠다.
“길은 잃지 말도록.”
뒤에서 들려오는 아일린의 목소리에 루드거는 적당히 손을 흔들어 보였다.
루드거가 어둠 속으로 사라지자 석문이 다시 조용히 닫혔다.
쿠웅.
문이 닫히고 사위가 칠흑 같은 어둠으로 뒤덮였다.
위와 아래, 상하좌우의 구분이 되지 않아 마치 허공에 붕 뜬 느낌.
그런 상황 속에서도 루드거는 자리를 당당히 지키듯 섰다.
이런 상황에 놀라기엔 그가 지금까지 겪은 일이 너무 많았다.
비고가 방문자의 존재를 감지했는지 잠시 후 어둠은 썰물처럼 삽시간에 밀려났다.
곧이어 내부의 찬란한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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