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A - 395화 애타게 찾는 것 (2)

 ◈ 395화 애타게 찾는 것 (2)




깎아지른 절벽이 있는 자리에 스무 명 정도 되는 자들이 모여 있었다.




제각각 다른 로브를 뒤집어쓴 그들은 열심히 움직이며 물건들을 옮기는 지면을 측정했다.




“빨리 움직여라! 놈들도 우리의 계획을 눈치챘을 거다!”




검은 여명회 세컨드 오더는 부하들을 향해 크게 외치고는 직속 상관을 향해 다가갔다.




“레슬리 님.”




“상황은 어떻지.”




절벽의 끝에 서서 먼 풍경을 내려다보는 레슬리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물었다.




직속 세컨드 오더는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순조롭습니다. 현재 속도는 본래 계획했던 것보다 2할 정도 빠르게 진행되는 중입니다.”




“늦다.”




본래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다는 말에도 레슬리는 만족하지 않았다.




“속도를 더 올려라.”




“하, 하지만…….”




“저들은 바보가 아니다. 우리가 지맥을 파괴하려는 것을 눈치채고 그것을 막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지금 상태라면 지맥의 핵을 찾기도 전에 놈들이 여기까지 들이닥치겠지.”




“시간을 벌도록 하겠습니다. 저희가 준비하던 것들이 있으니까요.”




“짐승을 부르는 약으로도 힘들 거다.”




“괜찮은 녀석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놈이라면 시간을 꽤 벌어다 줄 겁니다.”




레슬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할 수 있으면 해 보라는 무언의 의미. 세컨드 오더는 고개를 숙이며 뒤로 물러났다.




레슬리는 절벽 끝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꼈다.




하늘에서 내리쬐는 몽환적인 빛이 꽤 줄었다.




저택의 지맥이 흘러넘치면서 카사르 분지의 신비 현상이 옅어졌다.




덕분에 그는 원래라면 올 수 없던 이곳에 이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멀었어.”




레슬리는 목에 걸린 로켓(Locket)을 꺼내 뚜껑을 열었다.




뚜껑 안쪽에는 미소를 짓고 있는 이자벨라의 자그마한 초상화가 그려져 있었다.




그 옆에는 쭈뼛거리는 자세로 그녀와 팔짱을 낀 남자가 함께였다.




메마른 그의 눈동자에 미약하게나마 물기가 어렸다.




그의 부하들조차 본 적이 없는 눈빛이었다.




감정의 격류는 그를 머나먼 과거로 이끌었다.




중년에 접어든 대부분 사람은 자신의 코흘리개 시절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저 아련하게, 그땐 그랬지라고 넘겨짚을 뿐.




하지만 레슬리는 그 먼 옛날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그날의 일이 눈앞에 펼쳐진 것처럼 생생했다.




어린 시절 그는 독서광이었다.




방구석에서 쭈그리고 앉아 책만 읽으며, 누구와도 친해지지 않았었다.




그때 그만의 공간에 처음으로 들어온 것이 그녀, 이자벨라였다.




─너 거기서 뭐 해? 같이 놀자!




어찌 잊을까.




심약했던 자신의 손을 잡아, 빛이 가득한 세상으로 이끌었던 그 친절함을.




자신만의 어둡고 좁은 방을 벗어나, 산뜻한 바람이 부는 바깥으로 나가던 그 순간을.




그 순간 그는 다시 태어났다.




껍질을 깨고 나온 새처럼,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됐다.




그것을 가능케 한 것은 그의 손을 잡아끌어 준 소녀 덕분이었다.




─너는 늘 태양처럼 눈부셨다.




쏴아아아.




레슬리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파도처럼 불어오는 바람에 과거의 추억이 씻겨 사라졌다.




─이곳 어딘가에 있는 너에게, 이런 내 마음이 전해질까.




레슬리는 로켓의 뚜껑을 닫았다.




그의 상념도 로켓의 안에 담긴 채 바깥과 단절되듯 끊어졌다.




이곳에서 그는 죽는다.




이 일이 성공해도 죽고, 실패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단 하나, 그가 이뤄야 할 것이 있다면.




소중한 사람을 구원하는 것.




그것이 전부일 터였다.




* * *




마법사들은 빠르게 움직였다.




놈들이 당장이라도 지맥의 핵을 찾아내 그것을 파괴할지 모르니 한시라도 빠르게 막아야 했다.




“생각보다 진군이 더디군.”




선두에 선 데릭 올슨은 뒤를 살짝 돌아보며 중얼거렸다.




그 말을 들은 루드거 또한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기세 좋게 출발한 것치고는 진군 속도는 크게 더뎌졌다.




100명이 넘는 규모라는 것이 그 첫 번째 이유였다.




지맥마다 향한 사람들의 숫자만 약 100명.




그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려니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




이마저도 숫자를 최대한 줄인 결과물이라,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두 번째로는 마법사들의 체력 문제였다.




마력으로 몸을 강화하면 짧은 시간이나마 기사와 근접전도 벌일 수 있는 것이 마법사다.




그러나 육체 강화가 만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마력을 통한 육체 강화는 마법사마다 편차가 다르다.




체질, 선호도, 적합성의 복합적인 이유였다.




무엇보다 대부분 마법사는 멀리서 원거리 지원을 선호하기 때문에 마력을 통한 육체 강화를 단련하지 않으니, 당장 사용한다 해도 효율이 떨어졌다.




진군을 조금 편하게 하자고 몸에 마력을 둘렀다간,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마나가 고갈될 것이 자명했다.




그들이 현재 움직이는 곳이 숲이 우거진 비탈길이라는 것도 한몫했다.




길도 없는 오르막을 쉬지 않고 걸어야 하니, 체력이 금방 소진된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검은 여명회 놈들이 설치한 함정 때문이었다.




“정지!”




선두에서 걷던 기사들이 무언가를 느끼고 멈춰 섰다.




그 뒤를 따르던 마법사들은 그 외침에 ‘또야?’라는 시선을 보냈다.




“지긋지긋하게도 설치했군.”




데릭 올슨은 마법으로 구성된 함정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그들이 이곳까지 오면서 맞닥뜨린 마법 함정의 숫자만 해도 이미 두 자릿수를 넘겼다.




단순히 거기서 그치지 않고 화약을 이용한 폭발물까지 사용했다.




지금까지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다.




이쪽도 나름 실력자들로만 구성되어 있었으니, 이런 함정에 당할 정도로 어리숙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렇게 시간이 지체되는 것은, 썩 달가운 일이 아니군요.”




함정 때문에 100명이 자리에 묶이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초조함을 불러일으켰다.




데릭 올슨은 루드거의 말에 동의하면서도 마법 함정을 해제하는 걸 멈추지 않았다.




적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기 위해서는 함정을 최대한 빨리 해체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이쪽은 다 끝났네. 그쪽은?”




“진작 끝났습니다.”




“허.”




데릭은 복잡한 마법 함정을 순식간에 해치운 루드거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요즘 세오른의 교사는 마법 함정도 해체할 줄 아나?”




“군에 있었을 때 잠시 배웠습니다.”




루드거 첼리시라는 신분은 전직 군인도 겸하고 있었다.




루드거는 자연스럽게 그것을 핑계로 둘러댈 수 있었다.




함정의 해제가 끝나자 멈췄던 진군이 재개되었다.




“고맙네. 덕분에 일이 빨리 끝났어.”




“별 볼 일 없는 재주입니다.”




“하하. 그런가. 그보다 내게 뭔가 묻고 싶은 것이 있는 모양이네만.”




데릭 올슨은 눈치가 빨랐다.




그는 루드거가 자신과 함께 움직일 때부터, 무언가 목적이 있다는 걸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티가 났습니까?”




“그럴 수밖에. 내가 옛날에 진리학파에 소속되어 있던 것이 궁금했던 모양이지? 나도 다 아네. 이번에 죽은 사람 중 진리학파 소속이 많았으니까.”




무엇보다 저택에서 그 일을 벌인 것이 현자 림레이다.




림레이를 떠올린 데릭의 얼굴이 착잡함에 물들었다.




“좋은 분이셨어. 겉으론 아닌 척해도, 누구보다도 남을 생각해 주셨던 분이었지. 그랬던 분이 갑자기 이런 짓을 저지르다니. 아직도 믿기지 않네.”




“갑자기는 아닙니다. 딸의 복수를 위해서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일이었죠.”




“이자벨라 말이로군…….”




“데릭 님은 알고 계셨습니까?”




루드거의 물음에 데릭은 고개를 저었다.




“몰랐네. 림레이 씨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으니까. 그가 슬퍼하리란 건 알았지만, 그걸 아직까지도 마음에 담아 뒀을 줄이야.”




“이번 일을 벌인 것은 단순히 림레이 님만 있던 게 아닙니다. 다른 한 명이 더 있죠.”




“다른 하나라고?”




“이자벨라의 정혼자였던 사람을 아십니까?”




“레슬리? 자네가 그 이름을 어떻게……?”




데릭은 그걸 어디서 들었냐는 듯 눈을 휘둥그레 떴다.




“역시 알고 계셨군요.”




“모를 수가 있을까. 그는 나와 같은 진리학파 동기였네. 친하지는 않았지만, 동기들 사이에서는 모르는 사람은 없었지. 그 셋은 어떤 의미론 꽤 유명했거든.”




셋이라고?




과거의 일에 빠져든 데릭이 말을 계속 이어 갔다.




“물론 대부분 이자벨라가 관심을 독차지한 영향이 컸어. 그래도 다들 뛰어난 사람들이었지. 사고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은 정말 슬픈 일이야. 그런데 레슬리는 왜 묻나……?”




“그 레슬리가 이번 일을 주도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데릭은 그 말에 어깨를 흠칫 떨더니 의문의 시선을 빛냈다.




“자네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레슬리가 그런 짓을 벌였다니……. 그럴 리가 없네.”




루드거는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지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저 멀리서, 무언가가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으니까.




“……무언가 옵니다.”




“그렇군.”




데릭도 무언가 눈치챈 것인지 표정을 굳히며 정면을 응시했다.




우거진 나무들 너머로 무언가 움직이고 있었다.




그것은 빠르고, 심지어 거대했다.




멀리서 우지끈 소리와 함께 나무가 쓰러졌다.




“다들 정지! 습격에 대비해라!”




그 외침이 끝나는 직후 정면의 나무가 폭발하듯 터졌다.




카사르 분지에서는 나무조차 마나를 머금고 있기 때문에 그 강도는 강철에 버금간다.




그런 나무가 무슨 장난감처럼 부서지며 흩어졌다.




그것을 가능케 한 것은 새까만 털에 뒤덮인 거대한 손 때문이었다.




“곰? 저거 설마 곰이야?”




나무를 부수고 모습을 드러낸 것은 바깥에서라면 곰이라 불렀을 짐승이었다.




하지만 이곳의 곰은, 단순히 평범한 곰이 아니었다.




카사르 분지에서는 길가는 토끼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




그렇다면 바깥에서도 사람을 찢어 버리는 곰이 카사르 분지에서 서식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 결과물이 지금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크르릉.




두 다리로 우뚝 선 놈의 체고는 8m는 돼 보였다.




기록상 가장 커다란 곰도 3m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놈은 그 최대치를 2배 이상 상회했다.




끔찍한 크립티드조차 저 녀석의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될 것이다.




루드거는 그렇게 확신했다.




크르릉.




곰의 눈에는 초점이 없이 핏빛으로 물든 것처럼 붉기만 했다.




조금씩 흔들리는 녀석의 눈가에 붉은 잔상이 흩어진다.




저건 체내의 마력이 폭주하듯 바깥으로 흘러나온다는 증거였다.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야.’




그때 누구보다도 빛살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이 있었다.




‘바렌치나?’




예카테리나를 보좌하는 남매 중 여동생인 바렌치나.




보라색 머리카락을 보고 깨닫는 순간, 그녀는 이미 나무를 박차고 뛰어올라 곰의 머리까지 솟아오른 뒤였다.




촤악!




어느새 뽑아 든 검이 보름달을 그리며 한차례 크게 휘둘러지며 정확히 곰의 목을 노렸다.




과연 상급 기사다운 판단과 신속한 움직임.




하지만 상대가 좋지 않았다.




카가가각!




오러가 곰의 목에 닿는 순간 불꽃을 튀기며 소음을 자아냈다.




강철도 손쉽게 자르는 오러를 두른 검이 곰의 가죽을 뚫지 못한 것이다.




그 광경에 모두가 경악했다.




그것은 검을 휘두른 바렌치나도 마찬가지였다.




‘피부에 바위를 둘렀어?’




검을 휘두르려는 순간, 곰의 피부 위로 단단한 돌덩어리 같은 것들이 생겨나 그녀의 검을 막아 냈다.




바렌치나가 당황하는 순간 허공에 뜬 그녀의 몸을 무언가가 잡아끄는 힘이 느껴졌다.




그것은 루드거가 사용한 「염동」 마법이었다.




바렌치나의 몸이 빠르게 아래로 향했고, 덕분에 그녀는 곰이 휘두른 앞발을 가까스로 피할 수 있었다.




파앙!




공기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곰의 앞발에 맞은 나무가 폭탄처럼 터져 나가며 사방으로 파편을 흩뿌렸다.




그 모습을 본 바렌치나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무리 튼튼한 기사라 하지만, 저런 공격에 맞는다면 잘게 다져진 고기가 될 게 분명했다.




우워어어어!!




자이언트 베어는 자신을 공격한 적을 놓쳤다는 생각에 분노하며 고함을 내질렀다.




숲 전체가 쩌렁쩌렁하게 울리며 새들이 푸드덕거리며 날아올랐다.




“갑자기 왜 저런 괴물이!”




마법사들은 경악했지만, 루드거는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체셔 타이거 때와 똑같군.’




갑작스러운 최상위 포식자의 습격.




그때는 사람이 많이 모여서 그냥 그런 일이 벌어졌구나 싶었지만, 이번에도 같은 벌어졌다면 이유가 있는 법이었다.




당장 저 곰의 눈알이 뒤집힌 것만 해도 그렇다.




신비 현상이 많이 옅어졌다 하더라도, 저렇게 예민하게 날뛰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됐다.




검은 여명회가 무언가 수작을 부린 것이 분명했다.




그 순간 자이언트 베어가 앞발을 들어 올렸다.




“막아!”




“실드를 펼쳐!”




마법사들이 일제히 마력을 끌어모아 실드를 둘렀다.




직후 자이언트 베어의 앞발이 실드에 닿았고, 실드가 유리처럼 부서지며 흩어졌다.




“무슨, 위력이.”




아무리 급박하게 펼친 마법이라지만, 무려 30명의 마법사의 마력이 깃든 실드다.




그것을 그냥 앞발 휘두르기 한 방으로 부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됐다.




콰드드득.




자이언트 베어의 앞발은 돌덩어리로 뒤덮여 있었다.




원래도 단단한 앞발에 바위까지 둘렀으니, 그 위력이 곱절로 늘어난 것이다.




체셔 타이거가 바람 원소를 사용하는 것처럼, 저 곰은 대지 원소를 사용할 줄 알았다.




바위 계열 마법은 둔중하지만, 그만큼 튼튼하고 강력한 위력을 자랑한다.




그런데 그것을 8m가 넘는 곰이 사용한다고?




탱크 부대도 저 녀석 앞에서는 힘도 못 쓰고 부서질 게 분명했다.




“다들 거리를 벌려! 뭉치면 당한다! 회피에 집중해!”




“기사단! 놈의 시선을 잡아끌어라! 절대 한자리에 오래 머무르면 안 된다! 치고 빠져!”




크릉!




그것을 가만히 두고 볼 자이언트 베어가 아니었다.




놈은 코끝을 한번 찡그리더니 다시 앞발을 휘두를 준비를 갖췄다.




노리는 것은 움직임이 굼뜬 마법사들.




조금 전 앞발 후리기 한 방에 실드가 산산이 부서진 것을 보고 전의를 상실한 자들이었다.




야생의 본능은 겁에 질린 약한 사냥감을 단번에 포착했다.




이대로 앞발을 휘두르기만 한다면 최소한 10명 가까이 죽일 수 있었다.




파아아앗!




그 순간 자이언트 베어의 눈앞에서 찬란한 섬광이 연달아 터졌다.




3위계 빛 마법.




[스텔라 라이트]




초당 30번 넘는 속도로 점멸하는, 엄청난 광량의 빛.




자이언트 베어는 눈앞에서 터지는 마법을 피하지 못했다.




우워어어!!




평범한 인간은 실명하고도 남을 빛을 마주하고도 자이언트 베어는 눈을 찡그리며 뒤로 주춤 물러났을 뿐이었다.




그 순간 데릭이 마법을 발동했다.




4위계 나무 마법.




[포레스트 웨이브]




지면이 일렁이더니 억센 나무뿌리가 파도처럼 일어나며 곰의 두 다리로 선 자이언트 베어의 한쪽 다리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녀석은 덩치에 걸맞지 않은 균형 감각으로 쓰러지지 않고 버텼다.




그때 나선 것이 바렌치나였다.




화륵!




그녀의 검 끝에 강렬한 오러가 불타오르며 자이언트 베어의 반대쪽 발목을 크게 베었다.




처음 기습 때보다 기운을 더 강하게 뿜어낸 덕분인지 그녀의 검은 가죽을 가르고 제대로 된 상처를 남겼다.




쿠우우웅!




양다리를 공략당한 녀석이 뒤로 기우뚱거리며 크게 넘어졌다.




지면이 쩍쩍 갈라지고, 뿌연 먼지가 일어났다.




그 순간 자이언트 베어의 머리 위로 루드거가 재빠르게 올라탔다.




루드거는 녀석을 내려다보며 미간을 향해 지팡이를 겨누었다.




“챙겨 갈 이빨이 하나 늘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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